법원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해 재판에 넘겨진 남성에 대해 학창시절 총기 게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 거부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박강민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정모(23)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정 씨는 2016년 12월 19일까지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전달받고도 병역 이행이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입영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정 씨가 학창시절 ‘서든어택’ 등 총기를 들고 상대를 죽이는 방식의 게임을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씨를 진정한 의미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설령 피고인이 학창시절 살상무기를 사용해 전쟁을 하는 온라인 게임을 했다고 해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거부 행위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하므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