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5월 10일 출범한 후 세 번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은 서로 국경을 넘으며 평화 무드를 조성하고 납북 경협 기대를 키웠다. 교역조건 악화 등 대외 경제요건의 불안정 속에서도 한반도에는 경제 활기가 넘칠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계속됐고, 미중무역분쟁과 한일관계 악화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멀어져만 가는 분위기다. 이에 쿠키뉴스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3년간 경제 분야의 변화를 점검해 보고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세 번째 추석을 앞두고 있다. 이번 추석은 정부가 지난해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주택정책을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한 9·13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정확히 1년이 지난 시점이다. 9·13대책으로 안정화되는 듯했던 집값은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급기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칼을 꺼내들었다. 10월 본격적인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또다른 추가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와 시장의 줄다리기=지난 2017년 5월 문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나기 무섭게 집값 단속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는 출범 한 달 만인 6월 19일 청약조정대상지역 확대와 대출규제를 골자한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 하지만 집값이 잡히지 않자 정부는 역대급 규제책이라 불리는 8·2대책을 내놓는다. 이 대책에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외에 다주택 양도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활, 청약요건 강화 등 강도 높은 규제가 고루 담겼다.
이에 부동산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쿠키뉴스가 부동산114에 요청한 월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대책이 발표된 2017년 8월 직후부터 말까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2017년 8월 0.15% ▲9월 0.18% ▲10월 0.08% ▲11월 0.07% ▲12월 0.00%를 기록했다. 점차 변동률이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서울은 역시나 서울이었다. 한 달 정도 변동률이 둔화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내 다시 강남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8월 0.53% ▲9월 0.37% ▲10월 0.60% ▲11월 0.94% ▲12월 1.36% 순으로 8~9월 한 달 간 증가폭이 감소했다가 다시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이듬해인 2018년 1월 1일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와 분양권 중과, 2018년 4월 1일부터 양도세 중과 적용 등 실제 규제가 적용되는 시점과 시차가 발생하면서 힘이 빠진 탓으로 분석했다.
◇9·13대책, 1년 지난 지금=이후에도 정부와 시장 간의 줄다리기는 계속됐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정부는 또 한 번의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주택 보유자 대출 봉쇄 등을 담은 9·13대책과 수도권 30만호 주택공급을 골자로 한 9·21대책이 그것이다.
효과는 먹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서울을 중심으로 일제히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정책의 약발은 올해 5월까지 지속됐다. 월별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의 경우 ▲2018년 12월 -0.05% ▲2019년 1월 -0.24% ▲2월 -0.15 ▲3월 -0.22% ▲4월 -0.16% ▲5월 -0.04%로 집계됐다.
수도권은 ▲2018년 -0.01% ▲2019년 1월 -0.06% ▲2월 -0.06% ▲3월 -0.13% ▲4월 -0.06% ▲5월 -0.04% ▲6월 -0.01%, 전국은 ▲2018년 -0.04% ▲2019년 1월 -0.14% ▲2월 -0.09% ▲3월 -0.17% ▲4월 -0/09% ▲5월 -0.05%였다.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4.42% 올라 감정원 조사와 차이를 보였으나 대책 발표 전 1년 상승률(21.38%)에 비해 오름폭이 상당히 둔화했다는 점에서 대책의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부동산114 측은 분석했다.
◇부동산시장 ‘꿈틀’ 추가대책 나오나=하지만 9·13대책으로 안정화되는 듯했던 집값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서울 지역 주민·중개업자가 느끼는 부동산 경기뿐 아니라 유동성·금리·주택 수급 등 실제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 여건까지 고려한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종합지수가 1년4개월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칼을 꺼내든 이유다. 이로 인해 강남 재건축 단지는 다시 1억원 이상 하락한 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신축 아파트값은 불붙기 시작해 종전 최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9·13대책 이전 1년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은 6억6603만원이었으나 9·13대책 이후 1년간은 7억5814만원으로 13.8%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저금리에 대한 기대감과 그동안 떨어졌던 서울 아파트를 중심을 집값이 상승할 거라 내다봤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에 금리 인상 우려가 더해지면서 1분기 주요 단지의 시세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리가 오히려 내리면서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나아가 저금리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을 이사철 수요를 만나 강보합세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시가총액이 높은 고가아파트가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현재 오르고 있는 추세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