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방역당국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연천군 의심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연천군 백학면의 해당 양돈농장은 돼지 2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어미돼지 한 마리가 폐사하자 전날 오후 2시께 경기도 축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연천군 농장 반경 500m 이내에는 이 농장 외에 2개 농가가 돼지 45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며, 반경 3㎞ 이내에는 3개 농가가 85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바이러스성 질병인 ASF는 오직 돼지와 야생돼지에게만 감염된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과 호흡, 조리되지 않은 오염된 돼지고기나 소시지 등 가공식품, 차량, 도구, 옷, 축사 등 모든 것에 의해 감염될 수 있다.
특히 이 농가는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을 받은 파주 농가와 역학관계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발병 경로 추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루 전인 17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ASF가 발병했다.
ASF가 발병한 지점은 돼지를 2400두 키우고 있는 농장이다. 지난 16일 오후 6시께 이 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은 후 시료 채취에 나서 이날 오전 ASF 양성을 확진했다.
농식품부는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현재 발생 원인을 파악 중이나 명확한 경로를 확인하지는 못한 상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경로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잔반 급여는 하지 않았고, 농장 관계자들 역시 최근 3개월 간 외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농식품부는 남북 접경지역 14개 시군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 내 돼지를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실시했다. 이어 전국 돼지 밀집 사육단지 농장 49개 단지 617호에 대해서도 임상 관찰과 정밀검사를 진행해왔으나 ASF의 남하를 막지는 못했다.
농식품부는 48시간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차량등을 대상으로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발령했으며, 경기도에서 타 시도 지역으로의 돼지 반출을 일주일 동안 금지하는 긴급 조치를 시행했다.
또 전국 양돈농가 6309호에 대해 일제 소독을 진행하고 의심증상 발현 여부도 즉시 예찰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요 전파 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했다. 농식품부는 이날부터 돼지 사료로 사용되는 남은 음식물의 양돈농가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관련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멧돼지 개체수 조절도 실시한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ASF 조기 종식을 위해 전국 지자체는 방역조치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라며, 축산농가·도축장 등 관련 시설은 방역행동요령을 철저히 준수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농식품부는 과감하고 신속한 방역 조치를 통해 ASF를 조기 종식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