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지도부 퇴진’을 둘러싼 당 내홍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당권파 최고위원 사퇴‧신당 창당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국당 합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18일 최고위회의에서 비당권파의 사퇴촉구에 대해 “(거대양당의 극한대결로) 중간 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다. 제3의 길, 새로운 정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전날 비당권파 의원들이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라며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한 데 대한 답이다. 다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추석 전후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10%에 미치지 못한 5%대이다. 손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당권파인 임재훈 사무총장은 “창원성산 보궐선거 이후 단 일주일이라도 손 대표가 일을 마음껏 하셨거나 당 화합 분위기로 한번 해보자는 의기투합을 했었나”라며 “(비당권파 의원들이) 손학규 퇴진에 정치적 목숨 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문병호 최고위원도 “희망 없는 당권싸움에 매몰돼 통합과 개혁을 도외시하면, 역사에 죄짓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비당권파 최고위원‧의원 일부가 사퇴 또는 탈당 이후의 신당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임 사무총장은 “현 지도부 체제의 공식적 무력화를 위해 일부 최고위원이 전격 사퇴할 것 같은 개인적 예감이 든다”고 했다. 지난 16일에는 정병국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손 대표가 지금과 같은 상태로 간다면 중대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들 간의 생각들도 다 다르다. 무소속‧보수성향 의원들과 함께 신당을 만들자는 의견과 선거연대를 한 뒤 신당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반면 비당권파 의원은 “(탈당‧신당창당 등은) 퇴진파 공동의 의견은 아니”라면서 “신당창당 등은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국민의당계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이밖에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국당과의 합당 여부 또한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 소속 의원과 관계자 등에 따르면 유승민 전 대표는 ‘바른’의 브랜드를 지키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안철수 전 대표는 총선 전까지 귀국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