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또 삭발 또 삭발…공감잃은 한국당 정치투쟁

삭발 또 삭발 또 삭발…공감잃은 한국당 정치투쟁

기사승인 2019-09-20 06:00:00

자유한국당은 19일에도 조국 법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삭발 투쟁을 이어갔다. 이날 투쟁에 참여한 송석준‧최교일‧김석기‧이만희‧장석춘 의원을 포함하면 당 대표와 전‧현직 의원 등 총 14명이 삭발한 셈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투쟁의 방식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당층에게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정치권에서도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정책 대안 마련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릴레이 삭발의 시작점은 박인숙 의원이 끊었다. 이어 황교안 대표가 제1야당 대표 사상 처음 삭발을 감행하면서 불을 붙였다. 이후 17일 강효상 의원, 18일 이주영·심재철 의원, 19일 송석준‧최교일‧김석기‧이만희‧장석춘 의원이 투쟁에 동참했다. 전직 의원‧원외 인사 중에서도 17일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송영선 전 의원이, 18일 차명진 전 의원, 19일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각각 머리를 밀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당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삭발투쟁은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8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 따르면 ‘한국당의 릴레이 삭발투쟁’에 반대하는 응답은 52.4%로 과반수를 넘었다. 찬성 응답은 42.1%였다.

국회의 한 고위관계자도 “민주당은 벌써부터 세대교체 등 총선 준비에 나서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은 쇄신보다는 여전히 정권에 대한 투쟁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촛불집회‧삭발 등 장외투쟁보다 원내에서의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투쟁 방식을 바꿀 필요 있다”며 “대여투쟁과 함께 정책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촛불을 들고 머리를 깎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무당층이 생각하는 공정에 대한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민 경희대(행정학과) 겸임교수도 “국회 차원에서 어떤 대안들을 마련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기국회의 대정부질문‧국정감사 등을 통해 조국 사태 너머의 살아있는 기득권에 대한 문제들을 한국당이 집요하게 파헤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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