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스트롱맨(철권통치자)’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행동으로 흉악범들의 자수를 끌어냈다. 방법은 기한내 자수하지 않으면 죽이는게 낫다는 엄포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언론은 18일 교도소에서 장기복역 중 이었다 조기 석방된 흉악범 1000여명이 교도소로 다시 돌아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수를 권고한데 이어 사살 명령 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앞서 필리핀은 모범수를 최장 19년까지 감형할 수 있는 법이 2013년 시행한 후 법무부가 흉악범의 경우 모범수 감형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교정국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강간살인이나 마약 밀매 등 중범죄를 저지른 1914명도 함께 풀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조기 석방된 흉악범들에게 오는 19일까지 자수할 것을 권고 하며 “(자수하지 않을 경우) 도피자로 간주해 산 채로 또는 죽은 채로 체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지어 “현상금으로 1인당 100만 페소(약 2천300만원)를 걸겠다”고도 엄포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오전까지 692명만이 자수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죽은 채로 체포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고, 경찰도 특공대를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자 18일 오후 2시 27분까지 자수자가 1천25명으로 급증했다.
한편 자수자 가운데는 무죄 판결을 받거나 흉악범이 아니라서 가석방으로 풀려났는데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에 위협을 느껴 자수한 사람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