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편의 드라마에서 매력을 자랑했던 배우 장기용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영화 ‘나쁜녀석들 : 더 무비’(감독 손용호)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것이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장기용은 첫 영화 출연에 관해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쁜녀석들 : 더 무비’는 OCN에서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의 영화판이다. 범죄자가 범죄자를 잡는다는 독특한 드라마의 설정과 세계관을 옮겨왔다. 박웅철(마동석), 오구탁(김상중) 등 주요 캐릭터 일부가 그대로 등장한 가운데 고유성(장기용), 곽노순(김아중)이 새로운 얼굴로 합류해 특수범죄수사과를 꾸렸다. 장기용이 연기한 고유성은 경찰대 수석 출신 엘리트 형사였지만 소매치기를 쫓는 과정에서 범인을 죽음으로 몰아 5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인물이다.
지난 1월 영화 촬영을 마치고 8개월간 개봉을 기다렸던 장기용은 작품이 처음 공개되는 언론시사회 전날 “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궁금했던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했지만, 영화관에서 몇 번은 더 관람해야 실감이 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의미를 두자면 첫사랑 같아요. 촬영을 일찌감치 끝내고 ‘9월이 오긴 올까?’ 걱정과 기대감을 품고 기다렸죠. 시사회 당일, 예전부터 머릿속에 그려왔던 그림이 눈 앞에 펼쳐지니까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생각이 들어서 뭉클하기도 했고요. 개봉하면 영화관에 조용히 혼자 가서 보고 싶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찍은 영화를 저 혼자 보는 것도 처음 하는 경험이겠네요.””
장기용은 영화에서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촬영을 앞두고 드라마 ‘나쁜녀석들’을 꼼꼼하게 다시 봤다. 시청자의 입장으로 봤던 드라마를 출연 배우가 시청하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제가 작품 안에 있다고 생각하며 드라마를 봤어요. 드라마 캐릭터인 이정문(박해진), 정태수(조동혁)가 됐다고 상상하는 식이었죠. 어떻게 하면 ‘나쁜녀석들’처럼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독종 신입이라는 캐릭터에 맞게 연기하면서, 다른 역할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되길 바랐어요.”
나쁜놈들을 때려잡으며 통쾌함을 선사하는 내용인 만큼 액션 준비에도 공을 들였다. 장기용은 “첫 영화의 액션을 너무 잘하고 싶어서, 촬영하기 두 달 전부터 매주 액션스쿨에서 연습했다”면서 “몸이 유연하지 못하고 키가 큰 편이라서 발차기는 폼이 안 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웃었다.
“마동석 선배가 많은 조언을 해줬어요. 액션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봐주셨죠.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에선 살살했다고 하셨는데 힘이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마동석 선배는 악수하기 위해 손만 잡아도 그 힘이 다 느껴져요. 저를 잡아 올리는 장면에서 실제로 들어 올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죠.(웃음)”
배우로서 스크린에 첫발을 내디딘 장기용은 “하고 싶은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KBS2 드라마 ‘고백부부’를 기점으로 다양한 작품서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는 앞으로도 쉬지 않고 대중과 만나고 싶다는 포부를 다졌다. 롤모델은 모델 출신 연기자 중 가장 성공적인 경우로 꼽히는 배우 차승원이다.
“훗날 차승원 선배처럼 산다면, 잘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예전에 차승원 선배가 출연한 영화 시사회를 간 적이 있는데, 시간이 흘러서 이제 저도 영화에 출연하게 됐네요. 만약 다시 영화관에서 인사드린다면 남다른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