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신승호 “연기자로 사는 지금, 고민조차 행복하죠”

[쿠키인터뷰] 신승호 “연기자로 사는 지금, 고민조차 행복하죠”

신승호 “연기자로 사는 지금, 고민조차 행복하죠”

기사승인 2019-09-25 07:01:00

신인이지만 안정적인 연기를 보고 있자면, 오래전부터 배우를 꿈꿨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스크린이나 브라운관과 거리가 먼 그라운드를 10년 가까이 누빈 축구선수 출신이다. 웹드라마 ‘에이틴’ 넷플릭스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에 이어 JTBC 월화극 ‘열여덟의 순간’으로 지상파에 데뷔한 배우 신승호의 이야기다.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예비 청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학원물이다. 신승호는 이 작품에서 겉으로는 완벽하지만, 내면에는 깊은 콤플렉스를 지난 마휘영 역을 맡아 첫 TV 드라마 신고식을 무사히 마쳤다.

최근 쿠키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신승호는 마휘영을 “최대한 악하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것이 작품 전체와 캐릭터 전반의 극대화를 위해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휘영이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표현의 정도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는 마휘영의 크고 작은 나쁜 행동들은 어리고 미숙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들이에요. 열등감과 질투로 내면이 망가진 고등학교 2학년을 그리기 위해 악함의 경계에 관해 연구했죠.”

‘열여덟의 청춘’ 속 인물들은 일련의 사건들을 거치며 저마다 성장한다. 주인공과 대립하며 갈등을 만들어 내던 마휘영도 마찬가지다. 신승호는 마휘영이 최준우(옹성우)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하며, 한 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봤다.

“연기할수록 배역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데, 마휘영은 끝으로 갈수록 감정이 격해지는 캐릭터라서 더욱 이입할 수밖에 없었어요.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을 촬영할 땐 캐릭터에 몰입해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심정이었죠. 드라마 초반엔 기술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면, 후반부엔 마휘영의 감정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실제로 마휘영과 닮은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신승호는 “너무나 다르다”며 웃었다. ‘전교 1등’ ‘엄친아’ 등의 수식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나와 정반대인 인물로 살아 볼 수 있는 것이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승호는 모델로 활동하던 중 배우를 해도 좋겠다는 주변의 조언에 연기를 시작했다. 연기를 배우면서도 배우라는 단어는 멀게 느껴졌지만, 연기 자체에 재미를 느꼈다. 신승호는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껴서 ‘한 번 도전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모델을 하기 전엔 10년간 축구선수로 지냈다. 축구를 그만둔 이유는 연기를 시작했을 때와 반대다. 오랫동안 했던 일에서 행복을 찾기 어려워지자 신승호는 인생의 큰 결정을 내렸다. 

“축구를 해도 전처럼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나서도 얼마간은 최선을 다했어요. 후회없을 만큼 열심히 해보고도 생각이 바뀌지 않아 결단을 내렸죠.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지금은 행복해요. 운동할 때와 또 다른 고충과 고민이 있지만, 그것조차 재미있어요.”

새로운 그라운드에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신승호는 “아직 배우라는 호칭이 부끄럽다”면서도 더 큰 활약을 꿈꿨다. 

“제가 맡은 역할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배우 신승호로 알아봐 주시는 것을 넘어서, 시청자에게 ‘에이틴’의 남시우 ‘열여덟의 순간’ 마휘영으로 인식될 만큼 몰입도를 선사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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