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에서 최근 손실률이 60%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며 논란이 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F·DLS)의 불완전판매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고령투자자의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성남시 분당을)은 2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파생결합증권 판매에 대한 미스터리쇼핑 실시결과’를 공개하며 금융당국의 태도를 지적했다. 미스터리쇼핑은 평가여부를 숨긴 채 진행하는 암행조사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5일부터 9월5일까지 14주간 29개 금융회사 440개 점포의 파생결합증권 판매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암행조사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종합평균 38.2점으로 ‘저조’ 등급을 받았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투자자 보호방안 준수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숙려제도 안내 ▲적합성보고서 제공 ▲유의상품 권유시 확인의무 등에서 매우 저조했다. 고령투자자 환산점수는 25.5점이었다.
하나은행보다는 준수했지만 우리은행의 종합평균은 62.4점으로 ‘미흡’ 등급에 속했으며, 역시 ▲적합성보고서 작성 및 제공 ▲유의상품 권유시 확인의무 등 신규 고령투자자 보호방안 준수에서도 ‘미흡’ 통보를 받았다. 환산점수는 56.5점에 불과했다.
문제는 암행평가결과 저조나 미흡등급인 보호조치 속에서 이들 은행이 전체 투자자 3123명 중 약 21%인 655명에 이르는 70세 이상 고령자에게 1761억원(전체 투자금액 7579억원의 약 23%)을 투자받았고, 이들의 손실규모가 60%에서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 김병욱 의원은 “DLF 같은 파생결합상품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투자 위험이 높기에 고령투자자 보호제도가 마련됐으나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고령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다”면서 “금융당국이 암행평가를 통해 인지한 사실을 바탕으로 강도 높은 현장점검과 대책을 마련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지난 19일 우리은행에서 판매했다 손실률이 60.1%로 확정됐다. 올해에만 만기가 도래하는 DLF 규모는 1699억원 가량이다. 예상되는 손실률은 45% 이상이며, 원금을 모두 잃는 최대 100% 손실까지도 각오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금일 중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