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들만의 부동산 시장…서민들, 상대적 박탈감 여전

현금부자들만의 부동산 시장…서민들, 상대적 박탈감 여전

기사승인 2019-09-28 06:00:00

부동산 시장에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현금 부자들은 무순위 청약으로 일반 서민들이 사지 못한 신규 아파트 미계약분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들의 자녀는 임대사업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현금부자들만의 집=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분양 중에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역삼센트럴아이파크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475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4일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와 동일한 가격이다. 

래미안라클래시는 로또 아파트로 주목 받으며 평균 115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모두 1순위 마감했다. 역삼센트럴아이파크 역시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4억~6억원 가량 저렴한 것이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 모두 전가구가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현금부자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장 면적이 작은 전용 84㎡도 잔금을 제외하더라도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가의 80%, 최소 13억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

◇2030세대 현금부자들=실제 현금 부자들은 무순위 청약으로 신규 아파트 미계약분을 사들이고 있었다. 일명 ‘줍줍’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특히 줍줍가구의 절반 이상을 돈 많은 2030세대가 가져갔다는 통계가 나왔다.

김상훈 의원 자유한국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무순위 청약 당첨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무순위 청약이 발생한 20개 단지의 무순위 당첨자 2142명 가운데 30대가 916명 42.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가 207명 9.7%을 기록했다. 2030당첨자가 전체의 52.4%를 차지한 셈이다. 심지어는 10대 당첨자도 2명이나 있었다.

서울 방배 그랑자이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4891만원으로 가장 높았는데 줍줍 당첨자 84명 중 30대가 30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도 5명이었다. 또 서울 강남 디에이치포레센트는 분양가가 3.3㎡당 4751만원으로 두 번째로 높았는데 무순위 당첨자 20명중 12명이 30대, 1명이 20대로 나타났다.

◇10대 임대사업자=이같은 현금부자들의 재산은 자녀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었다. 현재 10대 임대사업자의 절반이 강남3구에 거주하고 있었다.

정동영 의원 민주평화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임대사업자 등록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10살 이모군이 임대주택 19가구를 등록해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모군이 18가구, 남양주에 거주하는 오모군 14세, 강남구에 거주하는 강모군 18세, 김모군 18세이 12가구로 뒤를 이었다. 

특히 10대의 경우 상위 30위 임대주택사업자 중 강남 3구 강남·서초·송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대 이상이 10%대, 30대는 3%대를 나타낸 것과 달리 10대 이하는 50%가 강남3구에 거주하고 있었다. 강남에 거주하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구 15명, 송파구 2명, 서초구 4명 등 전체 46명 중 21명이 강남 3구에 거주하고 있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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