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남 고성에 있는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40대 노동자가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같은 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1명이 크게 다쳤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플랜트노조)은 “같은 현장에서 일주일 새 2명의 노동자가 인재로 희생됐다는 것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임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7일 플랜트노조에 따르면 고성하이화력발전소 SK건설현장에서 지난달 27일 에어재킷 폭발사고로 노동자 1명이 크게 다쳤다.
같은 현장에서 지난 4일 작업 중 질식사고로 노동자 1명이 숨졌다.
일주일 새 2명이 연이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플랜트노조는 질식 사고에 대해 “직경 84㎝ 배관 내 밀폐공간에서 일하던 중 아르곤가스에 의해 질식해 사망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고는 SK건설이 공정을 맞추기 위해 밀폐작업 전 산소농도 측정과 작업허가서 발급 등 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현장 조사에서 ‘SK건설이 산업안전보건법상 밀폐공간 작업규칙을 준수하지 않아 일어난 사고’라고 했다”며 “보통 산소농도가 18% 미만이면 아주 위험한데, 작업 배관 속 산소농도는 4% 미만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정도 농도는 1~2번만 마셔도 뇌에 치명적이거나 즉시 사망하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플랜트노조는 “두 건의 인재사고는 모두 원청이 공기단축을 재촉하고 하청이 노동자들에게 위험작업을 강요하면서 발생한 ‘위험의 외주화’라는 산재사고의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노동자들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익만을 앞세우다 일어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꼬집었다.
이에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은 지금이라도 고성하이화력발전소 전체 현장에 작업 중지를 선언하고, 전 사업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안전이 확보된 후 작업 재개를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플랜트노조는 이와 관련해 이날 오후 2시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이번 사건 원인과 노동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고성=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