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검거돼 20년을 복연한 윤모씨(당시 22세)가 재판에서 “경찰으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자백했다”고 주장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씨는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 주장하면서 누명을 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씨는 20여년을 복역하다 현재는 가석방으로 풀려난 상태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1988년 8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8차 범인으로 검거돼 이듬해 10월 수원지법에서 살인과 강간치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윤씨는 항소했지만 2심과 3심에서 기각돼 무기수로 복역 중 감형받아 2009년에 가석방됐다.
그는 1심 선고 이후 항소하면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항소이유로 들었다. 2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집에서 잠을 자고 있었음에도 경찰에 연행돼 혹독한 고문을 받고 잠을 자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 및 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허위진술하도록 강요당했음에도 불구하고 1심은 신빙성이 없는 자백을 기초로 다른 증거도 없이 유죄로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2·3심 재판부는 윤 씨의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며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화성사건의 용의자로 특정된 이씨가 8차 사건마저 자신이 저지른 것이라고 진술하면서 윤씨의 주장이 재조명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