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펀드 포트폴리오를 믿을 수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 실전에 나선지 3주가 지났다. ‘적극 투자형’을 기준으로 4대 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한 포트폴리오에 각 100만원씩을 투자했다.
투자 후 3주간 주변에서 들려온 이야기는 ‘글로벌 경제가 부진하다’, ‘미중 무역협상 전망이 암울하다’ 등 투자기를 쓰기로 한 결정이 후회되는 소식들 뿐 이였다. 이를 반영한 듯 투자한 펀드들의 수익률은 숫자 앞에 파란색 마이너스 표시를 달고 있었다.
먼저 펀드 포트폴리오별 수익률을 살펴보기 전에 3주간 국내외 증시를 보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다우와 나스닥은 9월 23일부터 10월 10일까지 각각 1.68%, 1.99%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역시 각각 3.03%, 1.59% 떨어졌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한 대부분의 펀드에서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가장 손실이 많이 발생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에서 추천한 포트폴리오의 경우 3주간 마이너스(-) 1.1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신한은행의 포트폴리오 역시 -1.02%, 우리은행의 포트폴리오는 -0.69%의 수익률을 보였다.
3주간 1%대가 넘는 손실이 발생하자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이 반년만 유지되면 10%대 원금손실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돈 영향이다. 다만 떨어지면 올라갈 때도 있다는 마음으로 좀 더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가장 큰 손실이 발생한 국민은행 포트폴리오의 경우 대부분의 손실이 ‘KB 글로벌주식 솔루션 증권자투자신탁’에서 발생했다. 해당 펀드는 국내 및 미국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펀드로 국민은행 포트폴리오 가운데 자산 비중이 37.36%로 가장 높다. 하지만 -1.6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포트폴리오의 손실 확대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포트폴리오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신통치 않았다. 신한은행 포트폴리오는 5개의 펀드 가운데 채권에 투자한 ‘한국투자E단기채권투자신탁’을 제외한 4개의 주식투자 펀드가 모드 1~2%대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역시 ‘맥쿼리차이나Bull1.5배’, ‘삼성글로벌다이나믹자산배분’ 등 주식 관련 펀드의 손실이 컸다.
신한·국민·우리은행이 추천한 펀드 포트폴리오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하나은행이 추천한 펀드 포트폴리오가 현상 유지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의 포트폴리오 수익률은 0.065%, 100만원 투자에 653원, 간에 기별도 안가는 수익률 이지만 하락장 속에서 수익 실현에 성공했다는 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나은행 포트폴리오의 수익 실현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화 JAPANREITS부동산투자1호’의 역할이 컸다. 이 펀드는 4개 은행에서 추천한 22개 펀드 가운데 유일한 리츠 상품이다. 해당 리츠는 수익률 3.63%를 기록하며, 최근 투자자들이 왜 리츠 투자에 열광하는 지 이유를 보여줬다.
한편 22개 펀드 가운데 가장 손실이 높은 펀드는 신한은행의 삼성유럽인덱스(-2.78%)이며, 뒤이어 신한은행의 슈로더이머징위너스(-2.58%), 국민은행의 교보악사 파워인덱스(-2.52%) 순이다. 반대로 가장 높은 수익률은 앞서 말한 하나은행의 리츠가 달성했고, 한화 단기국공채(0.90%), 흥국멀티플레이(0.24%), 한국투자E단기채권(0.15%)이 뒤를 이었다.
은행 로보어드바이저를 믿고 초기 400만원을 투자한 결과는 아직까지 원금손실 상태다. 아직 투자 초기인 만큼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봐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된 만큼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본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