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계가 일회용품 절감에 나선지 1년여가 지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장례식장 등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남아있어 제도 개선 등이 필요가 절실한 상황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해 21개 카페 브랜드와 손잡고 ‘일회용 플라스틱 컵 카페 내 사용 금지’ 추진 이후 일회용컵 수거량이 크게 늘었다.
실제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은 카페 브랜드 대상 조사 결과 매장 내 일회용 컵 수거량이 지난해 7월 206톤에서 올해 4월 기준 58톤으로 72%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11월 도입한 종이빨대를 통해 1500만개에 달하던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된 대형마트 등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 금지 정책도 자리잡는 모양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비닐봉지 사용제한 정책이 시행된 이후인 올해 4월∼5월 사이 전국의 이 브랜드 매장에서 사용된 속비닐은 1.3㎢로, 지난해 대비 70% 가까이 줄었다. 다른 대형마트 역시 올해 4월부터 6월 사이 매장 내 속 비닐 사용량은 전년 동월 대비 70.2% 감소했다.
그간 대형마트에서는 과일이나 채소 등 신선식품 판매대에 롤 형태로 뜯어서 사용하는 속비닐을 비치해으나 4월부터 어패류처럼 액체가 샐 수 있는 제품, 흙 묻은 채소 등에만 예외적으로 이 비닐을 제공해왔다. 비닐봉지를 대체하기 위해 장바구니를 찾는 사람도 늘었다. 한 온라인쇼핑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정책이 시행된 4월부터 6월까지 장바구니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91% 늘어났다.
대형마트 내 종이상자도 사라진다. 환경부는 지난 8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농협하나로마트 4개사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체결했다. 두어 달의 시범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는 대형마트 매장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종이상자와 포장용 테이프, 끈 등은 완전이 퇴출된다.
친환경 정책이 자리잡고 있는 유통분야와는 달리 장례식장 등에서는 여전히 일회용품 사용이 범람하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식품접객업 사업자의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생분해성 친환경 제품의 사용을 유도하고 있지만 상례 조문객은 예외로 빠져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와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 등에 따르면 장례식장 한 곳에서 일년동안 버려지는 일회용품은 그릇·접시 포함 200만개에 달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일회용 합성수지 접시의 20%가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규제는 2014년 이미 관련법 개정안에 따라 시행된 바 있다. 조리·세척시설이 있는 장례식장에 한해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유족이 장례용품을 구입하거나 상조회사 등에 제공 받을 경우 사실상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 등이 우려됐던 초반과는 달리 친환경 정책들이 현장에서 잘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라면서 “더 많은 분야에서의 친환경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여전히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이 강제되는 분야가 있다”면서 “정부정책과 지원을 통한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