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외영화에 세금 140억 지원…김영주 “관광산업 지원 제도 정비 필요”

정부, 해외영화에 세금 140억 지원…김영주 “관광산업 지원 제도 정비 필요”

지원 대상에 한국 이미지 손상시킬 수 있는 것도 포함돼

기사승인 2019-10-19 18:44:24

여당 내부에서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가 한국 홍보와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국내에서 촬영한 해외영상물의 촬영비 중 일부를 지원하고 있으나, 일부 해외영화는 국가이미지를 오히려 저하시키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관광객 유치 효과도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받은 ‘외래영상물 로케이션 지원 현황’ 자료를 검토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관광산업발전을 위해 국내에서 촬영한 해외영상물 중 한국 홍보와 관광산업발전이라는 사업 목적과 무색한 영화가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진흥위는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9년간 21편의 해외영상물에 총 140억13000만원을 지원했다. 이는 국내 촬영비 중 평균 24.5%를 지원한 것. 

영화진흥위원회는 2011년부터 국내에서 외국영상물 제작사가 기획 및 개발해 제작하는 외국영상물 중 외국자본이 순제작비의 80%를 초과해 투자하는 장편극영화, TV 시리즈 및 다큐멘터리에 대해 촬영비(인센티브)의 일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지원 사업은 관광유발, 국가이미지 개선, 고용창출 등 제반 경제효과 제고를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사업을 하지만 국내 관광산업발전이 주된 목적이므로, 사업예산은 영화발전기금이 아닌 관광진흥개발기금에서 조성되고 있다. 

해외영상물 중 국내에서 실제 촬영을 하며 지출한 촬영비의 20~25%를 현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촬영 3일 이상, 국내집행비용 1억원~20억원 미만 영상물은 20%까지 지원하고 있고, 국내촬영 10일 이상, 국내 집행비용 20억원 이상 영상물에 대해서는 25%까지 현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원액이 가장 컸던 영상물은 ‘어벤저스2’로 총 26억6000만원이 지원됐고, ‘옥자’에 20억원, 미국 드라마인 ‘센스에이트’ 시즌2에 15억5000만원, ‘블랙팬서’ 11억5000만원, ‘나쁜놈은 죽는다’에 11억4000만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한국 홍보와 관광산업발전이라는 목적으로 지원한 총21편의 해외영상물 중 사업목적과 전혀 맞지 않는 영화들이 지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도 있는 장면들이 담겨져 있었다. 

실제로 ‘원컷’이라는 일본 영화에서는 한국인 연쇄살인범이 한국을 방문한 신혼부부를 강간하고 잔인하게 살인하는 내용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영화 배경 또한 한폐건물이나 노후된 빌라들로 조성돼 있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외국영상물 지원에 대한 심사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외국제작사에서 제출한 사전촬영계획서를 검토한 후 사전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이후 영상물 촬영이 끝나면 촬영한 영상물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분적인 가편집본으로  최종평가를 마치고 지원액을 결정하고 있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는 “완전히 편집된 해외영화 촬영본을 받아서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 “완벽하게 편집된 영상물까지 확인하고 촬영비를 지원하려면 당초 받은 예산들은 불용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진흥위는 관광객 유치효과와 관련, “해외영상물을 통한 국내관광산업발전 효과 측정은 어렵다”며 “애초에 해외영화제작사에서는 관광효과와 관련된 계획서 자체를 제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영주 의원은 “해외영화제작사에 14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지원했지만, 국가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는 영화에도 지원됐다는 점, 또한 지원된 해외영상물을 통한 관광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국내 관광산업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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