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조우리PD 해설로 듣는 ‘퀸덤’의 여섯 무대②

[쿠키인터뷰] 조우리PD 해설로 듣는 ‘퀸덤’의 여섯 무대②

조우리 PD가 뽑은 ‘퀸덤’의 베스트 무대

기사승인 2019-11-11 11:45:36
박봄 ‘되돌릴 수 없는 돌아갈 수 없는 돌아갈 곳 없는’
“혼자서 무대를 만드는 게, 아티스트 입장에선 힘들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데 있어서 인원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무대를 서사에 더욱 투자할 수 있었죠. ‘되돌릴 수 없는…’은 봄 씨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한 노래에요. 자신의 두 발로 딛고 서서, 자신의 노래를 하겠다는 포부가 드러난 무대죠. 과거의 나, 지금의 나, 미래의 나를 콘셉트로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룹 투애니원에 관한 노래냐고 묻자) 글쎄요.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박봄에겐)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그런 측면으로 받아들여 주시면 될 것 같아요. ‘나 내 음악할 거야’라는, 선언 같은 무대로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봄 씨도 그러시길 바랐고요.”

AOA ‘너나 해’(원곡 마마무)
“AOA는 인원이 줄어든데다가 ‘우리가 어디까지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걸로 알아요. ‘너나 해’를 짜는 과정에서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지민 씨가 써온 랩 가사를 보고, MC 자리를 따로 마련해주기로 했어요. 지민 씨가 무대를 소개하고 다른 친구들이 이어받는 구성으로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까지 해올 줄 몰랐어요. 아티스트가 대부분 (연출을) 해와서 제가 덧붙인 건 많지 않아요. 그분들이 (‘너나 해’ 무대로) 진짜 말하고 싶은 게 있었겠죠. 다만 제가 나서서 이야기하기엔, 그 의도를 곡해할 수도 있고 의미가 축소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러워요. 하지만 대중이 느낀 게 정확하게 있는 것 같아요. AOA가 하지 않았던 걸 해서 멋졌고 기뻤어요. 그것도 매우 잘 해내서요.”

마마무 ‘굿 럭’(Good Luck·원곡 AOA)
“네 멤버들이 각기 다른 콘셉트로 하나의 곡, 그것도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표현했잖아요. 정말 어려운 구성이었다고 봐요. 마마무는 워낙 능력치가 최고치에 달한 팀이라, 어디까지 보여줄지 저도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무대를 정말 완벽하게 짜왔어요. 저희야 뭐, 무대를 담는 역할이었고요. 다만 무대 구성이 공연에 가까워서, 현장 관객들과 TV로 보는 시청자의 느낌이 다를 것 같아 그게 고민이었죠. 마마무는 자신들의 색깔을 지켜 그것을 뚜렷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기조가 강한 팀이었고, ‘굿 럭’ 무대도 그에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러블리즈 ‘카메오’(Cameo)
‘카메오’는 원곡에서부터 하이스쿨 뮤지컬이라는 콘셉트가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퀸덤’ 안에서 이 친구들의 여정을 생각하니, 영화 ‘라라랜드’의 느낌도 나더라고요. 마지막일지도 모를 어떤 순간에 자신이 잘하는 것을 정말 잘 해내겠다는 느낌? 희망차고 밝은 노래인데, 한편으론 슬픔도 있었어요. 그래서 카타르시스가 더욱 컸고요. 저도 현장에서 무대를 보면서 ‘러블리즈가 자신의 주특기를 최대치로 살렸구나. 후회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뭉클했어요. 사실 러블리즈는 서사를 깊게 가져가는 팀이에요. 고정 팬층이 많은 팀인데, 저는 더욱 대중 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마이걸 ‘데스티니’(Destiny·원곡 러블리즈)
“저는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오마이걸의 컴백무대를 두 번 연출해봤고, ‘마마’ 특별 공연으로도 호흡을 맞춰본 적 있는데요. 이 친구들이 욕심도 많고 재능도 많아요. 이야기 라인을 잡는 것부터 해서 워낙 서사를 잘 쌓는 팀이죠. ‘러블리즈와 오마이걸의 콘셉트가 비슷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실 두 팀의 지향이나 톤이 무척 달라요. 러블리즈는 마이너(단조)의 슬픔이 있는데, 오마이걸은 희망으로 가는 곡조인 느낌이라고 할까요. 시청자 여러분이 보시기에, 각 팀 개성이 두드러지는 방향을 전개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자)아이들 ‘라이언’(Lion)
“세 번째 경연이 끝난 날 소연 씨가 매니저님을 통해 ‘라이언’의 데모 파일을 보내주셨어요. 처음엔 ‘라이언킹’ 같은 이미지인 줄 알았죠. 그런데 소연 씨가 준비해온 발표 자료를 보니, 여왕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어 하더군요. 사자와 여왕의 느낌을 서로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소연 씨도 힘들었을 텐데, 워낙 준비를 잘 해오셨어요. 이 무대의 경우 비주얼 톤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유럽의 중세 시대가 연상되는 연출을 소연 씨에게 제안했죠. 마지막에 멤버들이 돌아가서 왕좌에 앉는 것도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셨고요. 서로 마음이 잘 맞았어요.”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 사진=Mnet ‘퀸덤’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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