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대목’인 빼빼로데이가 반일 불매운동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빼빼로데이는 3년만의 ‘평일 빼빼로데이’다. 통상 ‘데이’ 관련 마케팅에서는 주말보다는 평일이 평균 10% 이상 매출이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빼빼로데이가 주말이었던 2017년과 2018년 기준 한 편의점의 빼빼로데이 관련 상품 매출은 2% 남짓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평일이었던 2016년 빼빼로데이에는 15% 이상 껑충 뛰었다.
다만 제조·유통업체 입장에서 올해는 ‘악재’도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발발한 반일 불매운동이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다.
이에 마케팅과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과거와는 달리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GS25는 본사 차원에서 행사 플래카드나 홍보물을 제작하지 않았다. 이마트24 역시 ‘빼빼로데이’ 역시 ‘스윗 데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이는 빼빼로가 일본 글리코사(社)의 ‘포키’를 표절했다는 이야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빼빼로데이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 ‘대목’이다. 1년에 판매되는 빼빼로 제품의 70% 이상이 빼빼로데이 당일 일주일 전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주 입장에서는 대목을 놓치기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반일 불매운동이 빼빼로데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 편의점 기준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빼빼로데이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 대비 4% 이상 증가했다. 불매운동과 상관 없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매출이 오른 것이다.
다만 실제 제품이 판매되는 편의점 등 주요 채널은 주민 등 거주자가 주요 고객인 주택가와, 유동인구가 주요 고객인 오피스촌·지하철역 등 매장 위치에 따라 희비가 갈리는 모양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주인 A씨는 “아무래도 주택가이다보니 예전처럼 매대를 만들어 진열하기에는 조금 눈치가 보인다”면서 “따로 매대를 만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출근하면서 사가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오늘은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 근무자 B씨는 “동료들에게 주기 위해 대여섯개에서 많게는 열개 단위로 사는 손님들이 많다”면서 “특별히 (반일 불매운동) 영향은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 편의점 근무자 C씨도 “많이 팔린다”면서 “평일이다보니 학생들이며 직장인들이며 두루 사 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빼빼로데이는 평일인 데다 수능도 앞두고 있어 주말이었던 지난해보다는 매출이 높을 것”이라면서 “불매운동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