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개혁을 청기백기게임처럼 수능 높였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높였다, 정시 높였다 수시 높였다 하는 단순한 방식으로 풀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김현아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방영된 쿠키뉴스 ‘배종찬의 핵인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한 부동산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은데 이어 11일 공개된 2번째 편에서도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개혁에 대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당장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정시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교육개혁 자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입시 관련 특혜의혹으로 촉발된 국민의 불만을 달래고자한 ‘여론 환기용 정치행보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또 급조된 만큼 허술한 ‘땜질식’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조국 전 장관 자녀입시 특혜의혹이나, 이후 약식이지만 13개 주요대학을 대상으로 이뤄진 교육부의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등에서 드러난 자녀스펙 품앗이나 수시입학 관련 편법들로 악화된 여론을 다독이고자 실무진은 커녕 교육부장관과의 상의도 없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깜짝 발표를 한 것은 ‘졸속행정’이자 ‘정치적 쇼’라는 지적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학종, 수시 중심의 현 교육제도에 대한 국민적 불만의 근간에는 자녀의 성적이나 학력이 부모의 지위나 재력, 정보력 등 학습능력 외적인 요인에 좌우되지 않고, 자녀 스스로가 정직하게 학과공부에 매진해도 충분히 점수를 따고 차별받지 않기를 바라는 학부형들의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정시비중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아직 좀 더 지켜봐야하지만,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학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크고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니 이를 모면해보려는 국면전환용으로 한마디 했던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면서 “이참에 과거의 잘못된 점들 다 드러내고 고쳐야한다. 그런데 수시, 학종이 문제니 정시를 늘리거나 내신만 보겠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 교육체계에서 내신이 공평한 것만도 아니다. 학생종합기록부도 문제가 많다. 심지어 숙명여고 사건처럼 시험지가 유출되는 사건도 생각보다 많다. 표창장도 위조되는 세상”이라며 “그렇다고 수능을 확대하면 소위 강남 애들이 점수를 잘 받는다는 부작용도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복잡하지만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면서도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정책의 마련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전문가들이 제안하듯 학생들이 몰리는 수도권 유수대학의 경우 투명성과 공정성 등을 고려해 정시비중을 높이는 대신, 지방대의 경우 보다 특성화된 인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종이나 수시 비중을 유지해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면서도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하고 전문화된 인력을 키울 수 있는 바탕을 갖추자는 식이다.
이에 김 의원은 “대다수 생업에 전념하는 가정에서 스펙 품앗이와 같은 일들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 제도는) 수시에 떨어지면 정시에서 1~2명을 뽑으니 재수를 고민해야하는 지경”이라며 “스스로 노력하면 열매를 거둘 수 있는 단순하지만 조금은 넓은 경로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국민의 염원이 이뤄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일선에서는 교육정책의 변화로 인한 학부모들의 불안에서 나오는 민원도 심각하다. 한 목소리가 나오기는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불안을 자극하고 부추겨 동력으로 삼는 등) 정치가 교육을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면서 “많은 이들이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좀 더 긴 호흡으로 천천히 바꿔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쿠키뉴스 ‘배종찬의 핵인싸’ 2번째 편에서 김현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 함께 여당과 소수정당들의 강력한 요구로 추진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논의가 일방적이라는 우려도 표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한국당의 인재영입이나 총선준비과정에서 드러난 소통문제 등에 대해서도 “착각하지 말자”는 따끔한 지적과 함께, 3가지 기본원칙을 제시했다. 나아가 국민이 바라는 방식으로 당이 혁신할 수 있는 나름의 방안에 대해 제안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왜 이런 제안을 했고, 그 이면에는 어떤 생각이 있는지 등, 보다 자세한 내용은 쿠키뉴스 ‘배종찬의 핵인싸’ 유튜브 공식채널(https://bit.ly/2JhwOSA)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