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브랜드의 힘… 1년 만에 바뀐 죽 시장 판도

비비고 브랜드의 힘… 1년 만에 바뀐 죽 시장 판도

기사승인 2019-11-17 12:00:01


“죽의 일상식화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비비고 죽을 1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비비고 죽 R&D Talk’ 행사에서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비비고 죽에 대한 폭발적 호응은 쌀, 육수, 원물에 집중한 1년간의 치열한 고민이 시장에서 통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달로 출시 1년을 맞는 비비고 죽은 10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서며 매출 50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 점유율 역시 출시 당시인 2018년 4% 수준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35.7%를 기록하며 1위와의 격차를 약 7% 내외로 좁혔다. 

비비고 죽의 선전은 파우치 죽 시장의 성장도 견인했다. 2018년 비비고 죽 출시 전 상품 죽 전체 시장의 6%였던 파우치 죽 시장은 올해 3분기 기준 36%로 성장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상품죽 시장은 지난해 884억원보다 약 60% 성장한 14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품죽 시장의 40% 비중 가까이 커진 파우치죽은 올 연말이면 500억원 규모 준대형급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용기죽 제품 한 카테고리만을 운영했던 기존 업체들도 파우치 죽 제품을 내놓은 만큼 시장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사전 소비자 조사를 통해 기존 용기죽 제품들이 ‘쌀알이 뭉개져있고 풀같다’, ‘양이 적다’, ‘김·참기름 등 때문에 맛이 비슷하다’는 개선점들을 제품 개발 과정에서 반영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살아있는 식감, 죽 점도, 한끼 식사 대용의 죽 등을 만족시키기 위해 자가 도정기술과 살균 레토르트 기술, 육수, 고형물 전처리 기술을 통해 차별화했다”면서 “CJ제일제당이 가지고 있는 도정기술을 통해 제품에 맞춰 각각 다르게 도정해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가공 죽의 편리함과 죽 전문점 만큼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에 개발 초점을 맞췄다. 가공 죽은 소용량에 특징없는 건더기, 메뉴는 많지만 비슷한 맛, 별첨소스로 맛을 대체하는 등의 특징이 있었다. 죽 전문점은 가격은 높지만 건더기가 크고 메뉴별로 특징적인 맛을 구현했으며 간식이 아닌 한 끼 대용 식사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살균도 핵심 기술로 손꼽았다. 파우치 형태의 패키징이 사용되기 전 대부분의 죽 제품은 용기 제품이었던 만큼, 살균을 위한 열이 제품에 닿기 쉽지 않았다. 또한 점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살균에 필요한 121℃ 이상까지 다다르기 위한 시간도 상당했다. 높은 열에 오래 노출될 경우 제품 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기존 제품들은 육수, 고형물을 동시 투입해 가열한 뒤 충진해 고 점도 상태가 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장시간 살균할 수밖에 없어서 맛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비고 죽은 저 점도 단기간 살균방식을 통해 제품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파우치 패키징이 기존 용기 패키징보다 얇기 때문에 이러한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단점으로 꼽았던 식감도 개선했다. 기존 제품들은 고기나 야채 등 제품을 일괄적으로 다져넣어 식감이 떨어졌다. 또한 별첨소스를 통해 맛을 내다보니 풍미는 강했지만 제품마다 차별성을 주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은 메뉴에 맞게 육수 재료와 쌀 종류를 구분하고 슬라이스 형태의 첨가물을 넣는 방식으로 맛을 살렸다. 

특히 죽 점도제어 기술을 통해 제품을 조리해 뚜겅을 열었을 때 쌀알이 뭉개지거나 물과 죽이 분리되는 현상을 잡았다. 이 과정에서 죽의 다양한 점도들을 세밀하게 모두 지도화(Mapping)하고 소비자가 죽에서 기대하는 점도 구현이 가능한 원재료들간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내 이를 메뉴별, 용량별로 다르게 적용했다.


CJ제일제당은 전문점 메뉴 중심의 파우치죽 라인업 확대를 통해 비비고 죽이 개척한 상온 파우치죽 시장을 더욱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외식 수요까지 감안해 시장에 진출한 만큼, 상품죽과 전문점 죽을 아우르는 연간 5,000억원대 죽 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영철 CJ제일제당 상온HMR마케팅담당 부장은 “CJ 제일제당 비비고 죽은 ‘죽 일상식’이라는 새로운 식문화 트렌드 리더로서 식사 대용식, 간식, 야식 등 죽을 일상에서 다양하게 즐기는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비비고 죽이 앞장서 내년에는 상품죽 시장을 2000억원대 규모까지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