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사이에서 혁신을 위한 디지털전환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기업 혁신을 이룬 사례를 공유하는 장이 열렸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 및 오디토리움 일대에서 25~26일 이틀 일정으로 ‘시스코 커넥트 코리아 2019’를 개최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과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우버나 에어비엔비처럼 실물 자산을 전혀 갖고 있지 않고도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기업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물류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우후죽순 '디지털전환'을 시도 중이다.
이날 시스코코리아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는 "디지털전환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지 알아야한다"며 "결과적으로 그 기업이 좀 더 인텔리전트하게 발전해 경쟁력을 갖고 스마트한 경영을 하기 위함인데 이를 위해선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제조업과 물류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 효과를 입증했다. 제조업체 중 제일 복잡도가 높은 반도체 공장에서 매초마다 엄청난 데이터가 발생한다. 삼성SDS는 이런 의미있는 데이터를 쌓고 AI 플랫폼으로 분석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운영 최적화를 이뤘다. 가령 단 1초라도 공장이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되는만큼 반도체 칩 중간중간마다 지능적으로 AI가 검사를 하는데 그 결과는 엔지니어들이 직접 하는 것보다도 정확도가 높다.
홍 대표는 “제조 공정에서도 몇 시간 단위 소요 되던걸 몇 초 단위로 줄이는 혁신이 반도체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고, 물류‧제조‧마케팅 등을 겸하는 회사들의 핵심 시스템인 ERP도 자동화 될 수 있도록 도와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며 “앞으로 디지털전환을 하고 있는 회사와 하려는 회사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전환은 기업뿐 아니라 임직원 개개인들의 업무 역할과 방식도 바뀌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 삼성SDS는 최근 AI기반 변호사들 돕는 시스템 개발해 베타테스트 중인데 현재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자동화시킬 예정이다. 이제까지 기업 내 변호사들이 계약서 안에 어떤 잠재적 리스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업무 중 80%를 계약서를 검토하는 시간으로 썼는데, 1분 정도면 AI 머신이 다량의 계약서를 보고 잠재적 리스크를 찾아준다.
홍 대표는 “업무 자동화가 회사 경쟁력을 좌우한다 생각해 삼성SDS 직원들은 대부분 브리티웍스(삼성SDS에서 출시한 업무자동화솔루션)에 대한 훈련을 받았다”며 “업무 자동화를 통해 내년 몇백만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하고, 남은 시간에 더 가치 있는 업무나 더 핵심적인 업무로 자기 분야를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범구 시스코코리아 대표는 새롭게 등장하는 혁신사업들 사이에서 기존 사업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 사업자들도 디지털화를 통해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신사업들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할 때 이들은 혁신이라 부르지만 기존 사업자에게 이들은 파괴적 진입자”라며 “기존 기업자들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서 어떤 파괴자가 와도 준비가 돼있도록 만드는 것이 그 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IT 담당 직원들의 업무 역할도 과거와 달라질 전망이다. 조 대표는 “IT를 통해 어떤 정보를 뽑아내고 분석하는 걸 가장 잘하는 사람들이 IT담당자”라며 “과거 IT 담당자들의 역할은 현업을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면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새로운 비즈니스나 아이디어를 내는 드라이버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