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남북관계, 어떻게 흘러갔나…평화·회동·도발, ‘롤러코스터’처럼 급변

2019 남북관계, 어떻게 흘러갔나…평화·회동·도발, ‘롤러코스터’처럼 급변

기사승인 2019-12-05 05:14:00

2019년 남북관계는 ‘예측불허’라는 단어로 정리된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남북관계는 급변했다. 평화롭다가도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에 관계가 경색됐다. 꽁꽁 얼어붙었던 관계는 ‘깜짝만남’으로 반전됐다. 2019년 남북관계는 어떤 변곡점을 겪었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조건 없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의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남북, 북미 대화의 결과물이었다. 남과 북은 군사실무접촉, 도로협력 실무접촉 등을 지속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과 3·1운동 100주년 남북공동 기념행사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훈풍만 분 것은 아니다.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27일과 28일 양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북미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하노이 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일었다. 그러나 아무런 합의 없이 협상은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는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았다”며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북미관계가 삐걱거리며 남북관계도 경색됐다. 북한은 지난 3월22일 남북 간 연락과 민간교류를 위해 설치됐던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상주인원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켰다. 3일 뒤 인력 일부를 복귀시켰지만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북한은 함께 진행해오던 남북 유해발굴사업 등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행사에도 불참했다. 지난 2017년 이후 첫 미사일 도발도 있었다. 북한은 지난 5월4일과 9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반전은 있었다. 살얼음을 걷던 남측과 북측, 미국은 지난 6월30일 깜짝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했다. 사상 최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미국 대통령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포옹을 나눈 후 “이런 순간을 마련하는 데 큰 공헌을 해준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1시간가량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회담의 진척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북한은 지난 7월25일부터 미사일 실험을 재개했다. 미국에 대한 비판이 다시금 거세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8월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으로 떠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는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 및 핵실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도 높였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같은 달 16일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난하며 “다시는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금강산을 시찰하며 남측 시설의 철거를 지시하기도 했다. 지난 10월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남북 간 2022년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경기가 열렸지만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비핵화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북한이 핵실험 재개 등을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희망컨대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남북관계를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향후 남북관계는 북미실무회담이 어떻게 진전되느냐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2020년 도쿄올림픽과 오는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준비 등을 매개로 한 남북 간의 교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정상화, 남북군사합의서의 구체화 등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020년 전반기 남북관계는 지금보다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며 “김 위원장이 3일 군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 이는 군사적으로 강경하게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조만간 한중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라고 하면 북한이 그걸 거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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