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양가 상한제, 종부세 인상 등의 여파로 아파트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자의 발길이 끊긴 점도 한몫하고 있다.
7일 상가정보연구소가 국토교통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서울 내 상업·업무용 부동산(제1종, 제2종,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 업무시설) 거래량은 478건으로 지난해 동월 362건 대비 116건 늘었다. 이는 약 32% 증가한 수치다.
서울 내 거래 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중구로 60건의 거래가 있었고 이어 ▲영등포구 56건 ▲광진구 53건 ▲종로구 43건 ▲강남구 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0월 서울 상업·업무용에 몰린 자금은 1조2790억원. 이는 지난해 동월 8151억 대비 약 57% 증가한 금액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종부세율 조정 ▲분양가상한제 적용 ▲3기 신도시 발표 및 GTX 노선 예타 통과 ▲금리 인하 등 정부의 규제 및 정책들로 인해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렸다고 분석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종부세율 인상의 경우 상가 등에 부과되는 토지 종부세율은 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자유로웠다. 과세기준이 상가나 사무실이 세워져 있는 토지의 경우 80억원이 넘는 토지를 가진 사람들에게만 해당됐다. 특히 해당 정책이 주택 부분에 집중되면서 상가나 빌딩, 공장 부지 등에 부과되는 별도 합산토지의 종부세율은 7월6일 발표된 보유세 개편 방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분양가상한제도 수익형 부동산에 부동자금이 몰리는 것에 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권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릴 거라는 설명이다.
또 개발호재도 수익형 부동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남양주 왕숙 1·2지구, 하남교산지구, 인천계양지구, 과천지구 등 대규모 제3기 신도시가 발표됐다. 올해 5월에는 고양창릉, 부천대장지구가 추가됐다. 특히 3기 신도시를 관통하는 GTX노선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도 한몫했다. 장기화된 저금리기조로 은행 예금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지 오래다. 또한 주식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투자자의 발길이 오래 머물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 증가로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매물 품귀, 각종 규제로 인해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높은 임대 수익과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울 내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는 “기준금리 인하 및 주거형 부동산을 위주로 한 규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하지만 소비경기가 위축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수익형 부동산 투자시 대출비중 조절 등에서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금리인하 추세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런 시기일수록 우량 상가를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