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기 수첩 본 임동호 “선거전략·문 대통령과 내 관계 적혀있어”

송병기 수첩 본 임동호 “선거전략·문 대통령과 내 관계 적혀있어”

기사승인 2019-12-20 17:43:24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19일 “(저의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을 검찰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임 전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9시30분까지 7시간 30분 동안 울산지검에서 조사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 번째 검찰 조사다.

임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철호 울산시장과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공기업 사장직을 제안받았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검찰이 확보한 송 부시장 수첩에 ‘청와대 측이 송 시장 당선을 위해 임 전 최고위원의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일부 언론 보도 내용을 임 전 최고위원이 했다는 주장이다. 

임 전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고위직을 제안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친분이 있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과 고위직을 놓고 논의를 했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어 의혹에 따른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울산지검을 나서며 취재진에 “오늘 조사에서 처음으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을 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저의 관계를 많이 기록해 놨더라”고 말했다. 이어 “수첩에 기록만 됐지, 내가 확인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것이 맞다 그르다 얘기할 수는 없다. 그 바쁜 대통령에게 여쭤보겠나 어쩌겠나”라며 “그저 당시 선거 전략용으로 썼던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밝혔다.

수첩에 적힌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임동호가 좀 밉다’는 내용이다. 제가 미운 짓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지만, 그럴 리가 있겠나”라며 메모 내용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청와대가 울산시장 경선 포기를 전제로 고위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절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시절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자리를 맡아서 역량 발휘도 하고 정치 경력도 쌓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있었다. 그때 친구인 임 실장이나 한병도 정무수석에게 오사카 총영사직 얘기를 했다”면서 “경선 불출마 조건으로 얘기한 것은 없고, (그런 얘기를 할 정도로)임 전 비서실장이나 한 정무수석이 정치적 모리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고위원이 될 때부터 총영사 얘기는 있었다. 지난 2017년 7월쯤 임 전 실장, 한 수석,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사적으로 만날 때 그런 얘기가 오갔다”면서 “이후 ‘총영사보다는 공공기관이 낫지 않느냐’는 말도 있었는데 저는 심각하게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한 수석에게 ‘울산이 어려운데 민주당 책임자로서 자리에 가는 모양새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얘기하자, 한 수석도 잘 생각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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