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표예진 “드라마 ‘VIP’, 제 인생의 VIP 같은 작품이죠”

[쿠키인터뷰] 표예진 “드라마 ‘VIP’, 제 인생의 VIP 같은 작품이죠”

표예진 “드라마 ‘VIP’, 제 인생의 VIP 같은 작품이죠”

기사승인 2020-01-04 07:01:00

배우 표예진이 연기한 SBS 월화극 ‘VIP’의 온유리는 드라마 방영 내내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극 중 가장 중요한 비밀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성운백화점 시식 코너 계약직으로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핵심 부서인 VIP전담팀의 일원이 된 온유리는 백화점 부사장의 혼외자였다. 아울러 그가 직장 상사이자 유부남인 박성준(이상윤)의 불륜 상대임이 밝혀지며 화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반응이 뜨거울 걸 알았지만, 예상보다 심했어요.” 최근 서울 논현로 한 카페에서 만난 표예진은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드라마가 나정선(장나라)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시청자는 그에 몰입할 테니, 온유리의 사연이 나와도 변명으로 볼 것이라고 예상했죠. 그렇지만 유리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접하니 내심 속상하기도 하더라고요.”

표예진은 가족들에게도 온유리의 비밀을 말하지 않고 드라마를 함께 봤다.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고. 표예진은 “어머니가 드라마를 보시면서 충격을 많이 받으셨다. 댓글을 걱정하시기도 했다”면서 “동생도 온유리에게 화를 내며 드라마를 봤다”고 말했다. 여러 사연을 지녔지만 이해받기 힘든 캐릭터. 표예진은 왜 이 쉽지 않은 역할을 선택했을까. 

“고민은 없었어요. 처음 작품의 시놉시스를 받고 온유리의 기본적인 설명만 보고도 하고 싶었어요. 시놉시스엔 온유리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는데, 이 PD님께서 박성준의 불륜 상대가 온유리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이 PD님과 온유리가 왜 그런 길을 걸었는가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역할에 더욱 흥미를 느꼈죠. 지금껏 밝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으니, 이번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웬만한 하드코어론 유리를 흔둘 수 없다’는 캐릭터 소개 문구를 보고 마음이 끌렸던 것 같아요.”

표예진이 ‘VIP’에 출연을 결심한 것은 지난해 초다. 촬영을 거쳐 방영까지 총 1년을 온유리로 살아온 셈이다. 표예진은 “뚝심 있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생각지 못한 반전으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이미지 변신에 관해 말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엔 성공했다고 봐요. 원래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벗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죠. 유리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가장 중요했던 건 그가 살아온 과정이었어요. 온유리는 왜 절실할 수밖에 없었는가 이 부분을 이해하는 과정이 길었어요. 중반부 유리의 비밀이 밝혀지고 상황이 바뀌면서 외적인 변화도 신경을 써서 보여주려고 했죠.”

취향이 맞는 작품, 욕심났던 캐릭터를 만나 여느 때보다 연기에 욕심을 냈다는 표예진은 “하고 싶었던 작품을 작업하면 시너지가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귀띔했다. 이 드라마를 이토록 좋아하게 된 것엔 함께 일한 사람들의 공도 크다. 표예진에게 ‘VIP’가 어떻게 기억될지 묻자 “인생의 VIP 같은 작품”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드라마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유쾌한 현장이었어요. 힘든 장면을 촬영할 때 분위기가 더 화기애애했죠. 정말 비현실적으로 좋은 사람들만 모인 작업 환경이었어요. VIP전담팀과는 정말 친해졌고요. 한 달간 세트 촬영을 하며 가족처럼 지냈죠.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작업을 주변의 좋은 사람들이 도와준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어요. 저에겐 행복하고 감사한 작품으로 남을 거예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팬스타즈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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