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미·이란 관계,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까

[알기쉬운 경제] 미·이란 관계,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까

기사승인 2020-01-10 05:00:00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대출 금리다. 매달 꼬박꼬박 이자를 내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대출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의 대출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미·이란 관계 악화 등 다양한 해외 이슈에 따라서도 조정된다.

해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출은 주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이다. 두 상품은 코픽스를 기준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변동형 주담대와 달리 금융채권 5년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결정된다.

은행이 자본시장에서 대출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발행하고, 은행이 채권을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은 ‘채권 금리’로 대변된다.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재원 마련에 드는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핵심은 해외 이슈가 국내 채권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채권금리를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결정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상품은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금리가 변화한다는 점이다.

미·이란 이슈를 두고 보면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을 테러리스트라는 명분으로 제거한 사실이 지난 3일 알려지면서 국내 채권 시장은 요동을 쳤다.

미국과 이란의 확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올라갔고 이는 채권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을 불러왔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3일 국고채 5년물의 금리가 1.430→1.361%(종가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1.625→1.560%로 하락했다. 

채권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의 하락에 따라 금융채 금리도 떨어졌다. 금융채 5년물은 3일 1.628→1.559%로 하락했다. 채권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가고 금리가 하락한 상황이다. 채권가격과 채권금리는 반비례한다. 

그렇지만 금융채 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가 내려간 이들은 많지 않다. 미국과 이란의 확전 자제 움직임에 따라 채권금리가 7일부터 다시 반등했고, 은행 대출을 이미 받은 사람은 금리 변동 주기에 따라 채권금리가 반영되는 영향이다.

만약 채권금리 하락 기조가 좀 더 유지됐다면 대출금리의 혜택을 누리는 이들이 늘어났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념해야 할 점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며 채권 쪽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것은 증시에서 자금이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해외 악재가 발생할 경우 대출금리가 일부 내려갈 수 있는 반면 증시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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