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놀이터, ‘히오스 리바이벌’

우리가 만든 놀이터, ‘히오스 리바이벌’

우리가 만든 놀이터, ‘히오스 리바이벌’

기사승인 2020-01-14 07:00:00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리바이벌(히오스 리바이벌) 시즌4’ 결승전이 지난달 22일 막을 내렸다. ‘락다운’ 진재훈이 중심이 된 당근이 KYS를 4승 1패로 잡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서울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를 찾은 100여 명의 팬들은 목이 터져라 두 팀을 응원했다. 간혹 슈퍼 플레이가 나올 때면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히오스 리바이벌은 무척이나 귀한 대회다. 

2018년 ‘히오스 글로벌 챔피언십(HGC)’이 폐지된 이후 히오스를 종목으로 한 프로 리그는 중국의 ‘골드 시리즈 히어로 프로리그’와 히오스 리바이벌이 유이하다. 

히오스 리바이벌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유저가 직접 대회 상금을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 형식의 대회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와 신정민 해설위원의 손에서 탄생한 히오스 리바이벌은 당초 HGC 폐지 후 ‘마무리를 잘 해보자’며 일회성으로 기획된 리그였다. 하지만 시즌1 2500여만 원을 시작으로 시즌4까지 누적 상금 약 5500여만 원을 달성하며 히오스를 대표하는 리그로 자리 잡았다.

규모도 크지 않고 향후 리그 진행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히오스 유저들과 프로게이머들의 바람은 소박하다. 그저 히오스를 플레이하고, 볼 수 있는 무대가 오래도록 이어진다면 족하다. 

결승전 무대를 찾은 히오스 유저 정 모(33)씨는 “히오스를 좋아하는데 대회가 없어 많이 아숴웠다”며 “다행히 이런 대회가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현장에서 직접 응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런 오프라인 대회가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히오스 유저로 알려져 있는 웹툰 작가 ‘이말년’은 “오늘 신정민 해설이 초대해줘서 왔다. 이번 하반기부터 히오스를 잘 하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경기를 보니까 다시 해보고 싶다”며 “확실히 대회가 가지고 있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재밌는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다시 히오스를 해볼 생각”이라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당근의 진재훈 역시 히오스 리바이벌과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가 이날 받은 상금은 500만 원. 프로게이머 생활을 유지하기엔 어려운 금액이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받은 상금으로) 못했던 효도도 좀 하고 알뜰하게 저축을 할 생각”이라면서 “팬 분들이 많이 찾아오셨고 직접 대화도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었다. 오늘 같은 오프라인 경기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연말이라 바쁘실 텐데 직접 시간을 내고 찾아와 주신 팬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만큼 히오스에 투자를 많이 하지는 못 할 것 같지만 선수로서 애정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회를 진행하는 관계자들도 이들과 같은 마음이다.

아프리카TV e스포츠콘텐츠팀 히오스 리그 담당 최성화 사원은 “처음 시즌1을 시작할 때 부터 팬분들이 원해서 시작한 대회였다. 신 해설위원을 비롯한 해설진들의 의지 덕분에 지금까지 유지가 잘 된 것 같다”며 “지금처럼 앞으로도 팬 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특히 떠난 팬 분들이 다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는 소망을 전했다.

팬과 게이머들의 놀이터를 유지시키려는 노력은 올해도 계속된다. 

최 담당은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대회를 봐주셨으면 하는데 떠나시는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을 다시 끌어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팬분들이 더 많이 시청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대회 날짜를 수, 토, 일요일로 고정하거나 직장인 팬들을 고려해 경기 시간대를 오후로 맞추려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시즌 공지를 미리 전달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다.

최 담당은 “히오스 리바이벌 플랫폼 자체가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플랫폼이다. 다행히 블리자드 측에서 꾸준히 지원을 해주고 있고 서수길 아프리카 대표, 채정원 본부장 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대회를 더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문대찬 기자, 문창완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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