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과 더불어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지역 혁신이 야당의 4.15 총선 승리를 위한 대명제로 일찌감치 부각되면서 고위공직자 출신의 출마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 내·외부에서 보수성향이 강한 TK에 대대적인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강해지면서 '정치 신인'들의 총선 출마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오는 21대 국회에서는 ‘물갈이’와 ‘판갈이’가 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인재들이 우리 당에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17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폭망이냐 정치쇄신이냐, 대구·경북 선택 대한민국 운명이 결정된다’는 주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박정희 정신에 올라타 누리고만 있는 TK 출신들이 내려놓지 않으면 문재인 폭정을 못 막는다"고 말해, TK지역의 강도 높은 인적 쇄신 작업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 공직자 사퇴 시한이 16일 마감되면서 대구경북지역에서도 공직자 사퇴가 잇따랐다.
김장주 전 경북도 부지사와 이상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달희 전 경북도 정무실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 등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먼저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해 5년 남은 공직을 미련없이 접고 경북 영천·청도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지난 13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경북 영천·청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선거사무실을 개소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행보에 들어갔다.
김 예비후보는 "서민들의 편에 서 불합리를 변화시키기 위해 정치의 길을 걷기로 했다"며 "자유한국당의 총선승리와 함께 다시 대구경북의 큰 정치 부활을 위해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영천이 고향인 김 예비후보는 행정고시 34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영천부시장과 경북도 행정부지사, 청와대 선임행정관, 행정안전부 지방세제정책관 등 지방과 중앙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상길 전 대구시 부시장은 공직자 사퇴 마감시한인 16일 대구 북구갑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 초선인 정태옥 의원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상길 예비후보는 대구시 체육진흥과장, 과학기술팀장, 정책기획관, 첨단의료복합단지추진단장,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다.
이 예비후보는 "시와 중앙정부를 근무하며 기획력과 추진력을 인정받고 특히 지방 재정과 예산전문가로서 과분한 평가를 받았던 공직 28년은 새로운 길의 유일한 적임자가 이상길임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이제 대구의 첫머리 '큰 대'(大)의 모양처럼 대구 북구를 5가지 새길로 안내하기 위해 행정부시장을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달희 전 경북도 정무실장 역시 15일 사직하고 17일 대구 북구을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자유한국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등을 지낸 이 예비후보는 같은날 예비후보로 등록한 서상기·주성영 전 의원 등과 자유한국당 공천 경쟁을 벌인다. 대구 북구을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역구이다.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대구 수성을 출마를 선언한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저서 ‘정치 참…’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공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수성을은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의 지역구로 지난 총선때 이 예비후보는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았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3선의 주호영 후보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쓴잔을 마셨다.
이 예비후보는 “현재 한국당과 수성을에는 의리와 헌신, 쇄신의 아이콘이 필요하다”며 “일벌레, 이(李)예산, 경제통 등이라는 주변 평가에 걸맞게 모든 역량을 수성을 발전에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경북여고와 영남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했으며 계명대 대외협력부총장, 경북도 경제부지사, 대구경북경제자유규역청장, 자유한국당 수성을 당협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홍석준 전 대구시 경제국장도 17일 대구 달서구갑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곳은 달서구청장 3선을 지낸 후 2016년 곧바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의 지역구이다.
이에 앞서 일찌감치 공직을 던지고 선거전에 뛰어든 전직 공직자로는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고령·성주·칠곡), 김승수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대구 북구을), 장원용 전 대구시 소통특보(대구 중남구), 정희용 전 경북도 경제특보(고령·성주·칠곡) 등이 있다.
대구·경북=최재용 기자 gd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