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직장인 괴롭히는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

[칼럼] 직장인 괴롭히는 손목터널증후군 자가진단법

기사승인 2020-02-04 11:44:52

<사진=최재훈 원장, 을지로 센트럴성모정형외과 제공>

현대인들의 손목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사람들은 매일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며 끊임없이 손가락과 손목을 움직인다. 한참 작업에 몰두해 키보드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두들기다 보면 어느새 손목과 손가락이 뻐근해지기 마련이지만, 이를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몸의 모든 문제들이 이처럼 사소한 통증, 자칫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을 괴롭히는 흔한 질환 중 하나인 손목터널증후군도 손목을 과하게 사용하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는 습관에서 비롯될 수 있다.

손목터널(수근관)은 손목 앞쪽의 피부 밑에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들에 의해 형성되어 있는 작은 통로인데, 이곳으로 9개의 힘줄과 하나의 신경이 지나간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이 통로가 여러 원인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압력이 증가하여 정중신경이 압박되어 발생한다. 손목에서 손의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신경인 정중신경이 손목 터널에서 압박되면 손가락과 손바닥 부위에 저리고 타는 통증, 손 저림, 이상 감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지만, 과도한 컴퓨터 작업이나 수공예, 스포츠 등에 의한 손의 남용 등 과사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종양이나 종괴(주류),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질환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골절 등의 부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나 신부전으로 인공투석 중인 환자에서도 증상이 관찰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엄지, 검지, 중지, 약지의 절반(중지 쪽), 손바닥 부위에서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저림, 이상감각이다. 질병이 많이 진행되면 엄지 근육의 위약(쇠약) 및 위축이 나타나기도 하며, 손의 힘이 약해지고 손목을 잘 못 쓰는 것과 같은 운동 마비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심한 경우 잠자는 도중에도 손이 타는 듯이 저린 통증을 느껴서 손목을 터는 움직임을 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간단한 자가진단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수근굴곡검사(Phalen test)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손바닥을 안쪽을 향하여 손목을 꺾는 자세를 1분 간 유지했을 때 손가락에 통증 및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초기 단계의 손목터널증후군은 보존적으로 치료한다. 적절한 휴식, 부목 및 보조기 등으로 고정, 소염제 등의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라면 수근관 내 주사치료(스테로이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재발되는 경우라면 최종적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손목관절 인대(횡 수근 인대)를 절제하는 갑압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손목통증을 그저 잠시 지나가는 근육통이나 가벼운 통증 정도로 생각해서 방치할 경우 엄지손가락의 근육 위축을 일으키는 신경손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손가락이나 손목, 팔에 통증 및 저린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가까운 인근 정형외과 등을 방문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우선이다.


글. 을지로 센트럴성모정형외과 최재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김영보 기자
kim.youngbo@kukinews.com
김영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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