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가 하락 속 실적 선방…한투·키움 ‘성장세 뚜렷’

증권사, 주가 하락 속 실적 선방…한투·키움 ‘성장세 뚜렷’

기사승인 2020-02-06 04: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최근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검토와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산 사태로 증권업종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실적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위주의 사업을 벗어나 IB(투자금융) 및 에쿼티(자본출자) 등에서 큰 수익을 내서다. 

◆ 증권업종, 여러 악재 맞물리며 주가 하락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증권사(자기자본 10위권 기준)는 최근 다양한 악재가 맞물리면서 주가가 하락 혹은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공포 심리가 확산되면서 투자 위축을 야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이는 ▲사스와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 사례에서 소비 위축 등으로 경기가 둔화됐다는 점 ▲이 같은 이슈가 장기화될 경우 증시 부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자기자본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의 주가(이달 4일 종가기준)는 6810원으로 3개월 전 주가(7590원) 대비 10.27% 하락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의 증권지주사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도 3개월 전(7만1300원) 대비 7.01% 떨어진 6만6300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주가 하락 폭이 가장 큰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19.60%)이다. 지난해 말까지 주가 상승세를 탔던 이 기업은 정부의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규제 검토 방안이 발표되자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KB증권 이남석·유승창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부동산 PF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 방안이 2020년 2분기 (예정)부터 보수적으로 적용될 경우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자본비율이 0%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따라 사업 포트폴리오와 실적이 급격하게 변동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신증권(-15.23%), NH투자증권(-13.95%), 삼성증권(-0.14%) 등도 주가가 하락했다. 대형사 가운데 주가가 유일하게 오른 증권사는 키움증권(+0.40%)이다.

◆ 주가 하락세에도 실적은 급등…한투·키움증권 성장 ‘뚜렷’ 

증권업종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실적은 전년 보다 크게 늘어났다. 브로커리지 사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IB, 투자운용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한 결과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증권지주사 한국금융지주, 그리고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의 성장이 돋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잠정·추정 순이익)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자기자본 10위권)들은 대체적으로 전년 보다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은 7914억원으로 전년(5159억원) 대비 53.40%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이 기업의 잠정 영업이익은 9444억원으로 1조 클럽을 목전에 두고 있다. 

키움증권의 ‘어닝 서프라이즈’도 눈길을 끈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잠정 순이익은 3423억원으로 전년(1932억원) 대비 77.17% 급증했다. 이는 리테일에 의존하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리테일 부문의 순이익(1483억원)은 전년동기(1545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IB사업(315억원)과 투자운용 부문(373억원)에서 각각 80%, 193% 증가했다.

이밖에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순이익 6406억원(추정치)으로 전년(4620억원) 대비 38.65% 증가했고, NH투자증권(31.78%), 메리츠종금증권(27.84%), 삼성증권(17.27%) 등도 실적이 늘어났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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