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라임사태 파고 파고...대규모 손실 발생 배경은

[알기쉬운 경제] 라임사태 파고 파고...대규모 손실 발생 배경은

기사승인 2020-03-05 05:00:00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개인 투자자들의 조단위 손실이 예상되고 있는 '대규모 환매 중단' 라임자산운용 사태. 사태 발생 이후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곡소리가 높아져가는 라임 사태, 어디까지 왔고 어떤 의혹을 받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10월이었습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세차례에 걸쳐 펀드 환매 중단 발표를 했습니다. 이어 지난 1월에도 크레딧인슈어드(CI) 펀의 추가 환매 중단 가능성을 인정했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펀드는 모펀드 4개와 자펀드 173개입니다. 자펀드 수탁고는 금액은 총 1조6679억원으로, 증권사 총수익스와프(TRS) 자금을 포함해 총 1조7200억원을 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라임이 대규모 환매 중단을 하게 된 배경은 복잡하고 위험한 펀드 구조에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라임사의 운용 펀드들은 '모자(母子)펀드' 구조로 운영됐습니다. 모자펀드란 하나의 모펀드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자펀드가 엮인 형태를 말합니다. 모펀드는 자펀드를 통해 모은 투자금으로 다른 자산에 투자하고, 자펀드는 모펀드의 운용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라임은 수백개의 자펀드 투자자금을 모펀드에 몰아넣었습니다.

문제는 이 모자펀드 형태가 위험도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모펀드에 문제가 생길 경우, 모펀드에 줄줄이 엮인 자펀드들 모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피해 투자자가 대규모로 늘어나게 된 배경입니다.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긴 모펀드에는 여러 증권사의 대출 자금도 함께 들어갔습니다. 라임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1조5000억원대의 자펀드 자금을 담보로 증권사들과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맺고 자금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대출 자금은 펀드 손실 보전 시 다른 투자금보다 우선적인 회수권이 있어서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우는 하나의 요인이기도 합니다. 펀드의 유동성 위험을 더 키운 셈이죠.

라임은 이같은 방식으로 모은 모펀드의 자금을 안정적 상품이 아닌 비상장 주식관련 사채권(CB, BW) 등의 메자닌, 사모사채 등의 고위험 상품에 투자했습니다. 투자 자산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수 있었을 겁니다. 그렇기에 신중한 투자가 중요했음에도 상당히 위험한 투자를 해왔던 셈입니다.

금융당국 조사 과정에서 라임 펀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라임은 투자 자산 문제로 부실화된 펀드를 다른 펀드의 자금을 끌어와 수익률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부실화돼 가격이 추락한 자산을 다른 펀드의 자금으로 정상가에 매입해 손실을 보전하는 등의 방식입니다.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속하는 행위죠.

또 펀드 부실을 고의적으로 숨겼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금융당국의 중간 조사 결과 라임의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해외 무역금융펀드(IIG펀드(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에 투자했습니다. 금감원은 라임 측이 지난 2018년 6월에 IIG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났음을 인지하고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손실이 난 상황에서 오히려 펀드의 기준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하고 인위적으로 기준가를 산정하고, 재구조화 하는 방식 등을 통해 부실 사실을 숨겼다는 겁니다. 

라임 경영진의 사적 이익 취득도 문제가 됐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도주 중인 이종필 부사장은 내부통제 절차 없이 독단으로 한 펀드의 부실을 다른 펀드로 전가하는 등의 결정을 내렸고, 일부 임직원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임직원 전용 펀드로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규모는 1조6000억원대에 달합니다. 고객의 투자 손실은 1조원 대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라임 펀드의 자산 기준가격 조정이 아직 진행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아 손실률이 발표되지 않은 무역금융펀드를 포함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라임운용은 24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자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금감원은 전액 손실로 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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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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