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혹까지...한진家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리베이트 의혹까지...한진家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기사승인 2020-03-13 03:00:00

[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27일로 확정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간의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기된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이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민생당 채이배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에어버스 관련 판결문 등을 제시하며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항공기 구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2009년 이후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고 엔진도입계약에 직접 서명하기까지 한 조원태 대표가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3자 연합은 다음날 추가 입장문에서 “리베이트는 조 회장이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 시절 발생한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이번 리베이트 의혹으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또 한번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한진그룹의 명운이 달린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 소액 주주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양측의 여론전은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한진칼은 개인 소액주주들을 찾아다니며 이번 주총에서 행사할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일엔 의결권 권유 업무를 위해 상장기업 의결권 위임장 전문대행사를 위촉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3자 연합 측도 최근 위임장 확보를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의결권대리행사권유팀을 꾸렸다. 

양측의 공방전이 심화되고 있는 이유는 이번 주총이 몇 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 12일 기준 조 회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 지분(22.45%), 델타항공(14.9%), 카카오(2%),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0%) 등 총 43.1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한진칼 지분 0.2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GS칼텍스도 조 회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서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68%), 반도건설 계열사들(13.3%)을 더해 37.63%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보유한 지분의 비율은 각각 조 회장 측 37.25%, 3자 연합 31.98%다.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양측의 격차는 5.27%포인트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이 보유 지분에 대해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라며 한진칼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표대결을 둘러싼 양측의 기싸움도 확대되고 있다. KCGI와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각각 한진칼 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당초 위탁운용사에 위임키로 한 한진칼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재계는 위탁운용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 2.9%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sebae@kukinews.com

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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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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