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기자 =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대거 속출하는 가운데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으로 문진, 발열 체크, 검체 채취를 시행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는 대상자가 의료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짧은 시간 안에 검사를 마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코로나 국내 1번 확진자 주치의’로 알려진 인천의료원 김진용 교수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김 교수는 학회에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안전을 지키면서 검사·진료 속도를 높이기 위해 운동장에 선별진료소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후 지난달 23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최초로 설치해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를 벤치마킹한 대구 영남대병원도 지난달 26일 도입했고, 이후 민간과 자치단체까지 옮겨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고양시와 세종시에서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국 70여곳에 드라이브스루 진료소가 설치돼 있다.
드라이브스루 검사는 사전 문진과 예약부터 수납에 이르기까지 휴대전화와 전자 기록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실제 검사 때를 제외하면 검사 대상자와 의료진이 대면할 일은 없다.
또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분 가량이며 검사과정도 기존 선별진료소보다 3분의 1이 단축된다. 일반 진료소의 검사량 3배에 달하는 하루 60건을 검사할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한국을 넘어 이제는 전 세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유명 외신들은 한국의 드라이브스루 검사에 대해 집중 보도하기도 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시행 중에 있다.
독일 유명 주간지인 슈피겔은 “한국에는 테스트에 10분도 걸리지 않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가 전국적으로 50개소가 넘는다”며 “이 검사는 무료이고, 한국의 보건체계가 이 검사에 들이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다"라고 극찬했다. 이 외에 미국 CNN, ABC, NBC, AFP 등의 언론들도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사례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도입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다. 영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웨일스 북부의 랙섬 인근에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운영을 시작했다. 독일도 6일 헤센주 마부르크 지역에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설치했다. 벨기에, 덴마크, 호주, 태국 등에서도 이를 설치해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며 검사 건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13일(현지시간) 이 검사 방식을 적극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는 콜로라도 주, 캘리포니아 주, 워싱턴 주 등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개설을 발표하거나, 설치했다.
일본의 경우 보건당국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슬그머니’ 도입했다. 후생노동성은 앞서 공식 트위터에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서는 의사의 진찰을 동반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일본)에서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 라며 비판했으나, 이후 니가타현 니가타시, 아이치현 나고야시 등이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도입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지난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우리 나라에서 부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며, 이어 17일 중의원 후생노동위원회에서는 트윗 내용에 대해 “당초 (메시지가) 정확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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