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마이너스의 손을 가졌구나, 너 살때 좀 알려줄래? 그때 팔게" "이제 네 말은 안 믿으니 두번 다시 종목 추천하지마라"
지난 몇개월 간 열심히 투자 조언을 해준 결과, 기자의 지인들이 연초부터 건네온 덕담이다. 주식시장에 입문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해 투자를 해온지 어언 6개월. 그동안 기자가 얻은 것은 세가지다. 마이너스 20%의 수익률과 자기불신, 그리고 타인의 불신.
지난 1월 상승장에서도 손실을 냈으니 가히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이름값을 하지 않는가. 그래서 결심했다. 상승장에서도, 하락장에서도 손실을 내는 보기 드문 투자자라면 판단 권리를 포기하자고.
그렇게 더이상 스스로의 판단을 믿지 못하게 된 기자가 선택한 것은 '로보어드바이저'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하락장이 이어져 증시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여기엔 인간의 판단 보다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자의 MTS 상황을 들여다 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체적인 투자 판단을 포기하시는게 그다지 나쁜 결정 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아무것도 안 하시는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움을 받아보시라"고 거들었다.
◆ 투자 판단 권리를 넘긴다…"안녕 AI, 수익률을 부탁해" =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자산 배분을 자동화하는 방법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쉽게 풀어 말하면 로봇이 투자자의 성향 및 자금상황을 고려해 자산운용 및 자문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다. 펀드매니저 대신에 알조리즘에 의한 컴퓨팅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방식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투자 장점은 크게 2가지다. 합리적인 비용과 이성적인 투자판단. 인공지능이 투자자 대신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의 성향에 맞춰 시장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투자 대안을 제시해주는 것. 인간이라면 어쩔수 없이 개입되는 주관과 감정이 배제되어 상대적으로 합리적 투자가 가능하다.
통상 개인이 펀드매니저에게 이같은 투자 서비스를 받으려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이용 비용은 저렴한 편이다.기술 발전의 덕을 이렇게 보는 셈이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여러 국내 증권사들이 로보어드바이저 및 이를 활용한 투자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핀테크 기업들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서비스 중 기자가 투자 체험을 위해 고른 곳은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파운트'다. 대다수의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가 예탁금 기준을 높게 잡는 것과 달리 소액부터 투자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투자금액 진입 장벽이 낮고, 추가납입 등 운용이 자유롭다.
◆ AI투자 시작, 투자성향 신중히 고르기= 파운트는 신한금융투자와 연계해 전용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를 위한 전용계좌를 개설한 후 본격적인 투자의 시작은 정해진 질문에 따라 나에게 맞는 답안을 골라 투자성향을 고르는 것에서 시작한다.
투자성향분석에서는 예상 연간 수입원, 현재 보유한 금융 자산, 투자 경험 및 희망 수익률, 원금 손실 감내 수준 등을 확인한다. 고르는 내용에 따라 공격적, 혹은 중립적·안정적인 투자를 할 것인지 투자 방향이 달라지니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간단한 설문조사라고 생각하고 대충 넘어갔다간 자칫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위험한 투자를 하게 되거나, 혹은 내가 원하는 수익률을 달성하기 어려운 투자를 하게 될 수 있다.
투자 성향은 크게 '안정형·안정추구형·중립형·공격형' 4가지로 분류된다.
안정형은 예금이나 적금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며, 투자 원금에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원하는 유형이다. 안정추구형은 원금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 중심 투자를 목표로 한다. 단기 손실을 수용하고, 자산 일부를 변동성 높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중립형은 투자 위험을 인지하고,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할 수 있는 유형이다. 공격형은 손실 위험을 적극 수용하고, 위험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투자형을 말한다. 4개 투자 유형 중에서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설문에 응답한 결과 기자의 투자 성향은 공격형으로 나왔다. '원금을 날려도 좋으니 높은 수익을 얻겠다'는 '위험을 감내할 수 있다'는 답변 위주로 선택한 결과다. 어쩌면 가진 것이 많지 않아 잃을 것도 별로 없으니 공격적일 수 있는지도 모른다. 무소유의 역설이다.
성향을 고르고 나면 자금의 목적과 기간을 설정하게 된다. 집 마련 혹은 결혼자금, 구체적인 내용까지 체크하고 나면 AI가 고객의 답변을 토대로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을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 성과는 다음 [AI금융투자] 기사를 통해 소개하겠다. 성투(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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