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펀드매니저, 지하철 난간에 고의로 침 묻혀 비난 쇄도

홍콩 펀드매니저, 지하철 난간에 고의로 침 묻혀 비난 쇄도

기사승인 2020-03-19 17:46:09

[쿠키뉴스] 서유리 기자 =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지하철 난간에 고의로 침을 묻힌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고 19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홍콩 소셜미디어에는 한 40대 남성이 지하철 좌석 옆 서서 손가락에 일부러 침을 묻힌 후 난간에 바르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그는 ‘솔리튜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엘 워너로, 해당 영상을 직접 메신저 왓츠앱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 영상은 이후 페이스북 등으로 급속히 퍼져 나가 수만 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에 전날 하루만에 2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홍콩에서는 이를 거세게 비난했다.

홍콩 누리꾼들은 “제정신인가. 회사는 당장 그를 해고하고, 홍콩 정부는 당장 그를 추방하라”, “이러한 사람에게 어떻게 돈을 맡길 수 있겠는가. 당장 해고하고 법적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며 분노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워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과글을 을렸다. 그는 “미국 군인이 중국 우한의 자하철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을 듣고 이 영상을 만들었다.”라며 “가짜 뉴스가 얼마나 잘 퍼지는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자는 의도였다”라는 황당한 변명을 내놓았다.

또 “실제로 난간에 침을 묻힌 것은 아니며, 이후 알코올로 난간을 소독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의 해명에도 비난 여론은 진정되지 않았고, 홍콩지하철공사(MTR)는 그를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홍콩지하철공사는 “워너의 행동은 지하철 내에서 혐오스럽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금한 법규에 어긋난다”라며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시기에 공중위생을 철저하게 무시한 이 같은 행동을 묵과할 수 없어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전염병 전문가 조지프 창은 “지하철 난간 등에 묻은 바이러스는 수 시간동안 생존할 수 있다”라며 “지하철 난간이나 손잡이를 맨손으로 잡는 것조차 위험하며, 이를 잡을 때는 휴지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westglass@kukinews.com

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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