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업계 지각변동 예고...글로벌업체 등장과 차트 변화까지

음원업계 지각변동 예고...글로벌업체 등장과 차트 변화까지

인기차트 방식 변화...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 늘 전망

기사승인 2020-03-25 04:00: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국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가 변화의 길목에 들어섰다. 최근 음원 사이트는 잇따른 사재기 논란으로 기존의 인기차트에 대한 회의감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 추천 시스템을 제공하는 유튜브뮤직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상륙에 대응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가 지난 1월 스포티파이코리아를 설립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스포티파이는 미국 등 79개국에서 음원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음원 공룡'이다. 스포티파이는 정교한 인공지능(AI)을 통해 사용자가 들은 음악 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을 추천하는 기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사용자의 일주일간 음악 취향을 분석해 새로운 음악 리스트를 제공하는 '디스커버 위클리(Discover weekly)가 가장 인기다. 이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우회접속을 통해 스포티파이를 이용하는 이들도 많다. 

이미 유튜브뮤직이 음원 스트리밍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데 더해 적수가 추가된 셈이다. 유튜브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 경우 광고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어 소리없이 구독자를 늘려 가고 있다. 이미 구독자가 10%수준에 이르렀다는 '카더라'도 나오고 있다. 음원 제작자들로부터 음원사이트 1위 멜론에 이어 유튜브뮤직로부터의 수입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음원차트 공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놓인 국내 음원업계로서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온 셈이다. 최근 국내 인기차트 위주 음원 서비스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사재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오는 상황에서 해외 업체들의 등장은 위협적이다. 

국내 음원 사이트들은 인기차트 위주로 짜여 있다. 이에 불특정 ID를 사들여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리는 업체에게 돈을 주고 인기차트에 랭크되는 '편법'이 성행한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여기에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인기가수 아이돌 소속사나 팬들의 음원 집중 스트리밍 공세도 시장 수요를 왜곡해 왔다. 즉 국내 인기차트는 '공정성'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의 인기차트 정산방식은 이용자 전체의 돈을 이용자 수로 나누어 곡당 단가를 정하고, 재생횟수가 많은 가수가 돈을 쓸어가는 구조다. 이 때문에 한 사용자가 인디 음악만 들어도 상위권 가수에게 돈을 몰아주고 있어 '내가 낸 사용료가 내가 들은 가수에게 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이미 기존 음원 시장의 균열은 감지된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공고한 1위인 멜론은 SK텔레콤에서 카카오로 주인이 바뀌며 60%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이 약 40%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KT의 지니뮤직은 24%이고, SK텔레콤의 플로가 18.5%로 크게 성장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바이브와 네이버뮤직, NHN벅스 등은 3~4% 수준이다. 멜론의 점유율 감소는 기존 시스템의 위기를 뜻한다. 

음원순위 3,4위인 SK텔레콤의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는 발빠르게 인기차트 산정 방식과 수익배분 방식의 변화를 내걸었다. 우선 플로는 1시간 단위 실시간차트 대신 24시간 누적기준 차트를 내놓았다. 이를 이용하면 짧은 시간 내의 차트 왜곡을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플로는 지금도 인기차트는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개인화 추천을 더 강조하고 있다.

바이브는 아예 정산 방식을 개인별로 정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입장이다. 개별이용자 지출 금액을 개인 월별 재생수로 나누어 1곡당 단가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바이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며 "모든 음원 유통사가 참여하진 않더라도 일부라도 먼저 올 상반기 서비스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유튜브뮤직과 스포티파이의 진출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한 큐레이팅 서비스가 더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네이버 바이브는 KAIST 문화기술원과 협력, AI를 기반으로 한 음악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으면서 최신곡인 앨범을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플로도 SK텔레콤 AIX센터의 알고리즘 분석을 통한 추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첫 화면 상단의 최신앨범 소개를 소비자의 선호에 맞게 개인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플로 이용자의 총 청취 시간, 청취 앨범과 아티스트의 다양성을 데이터로 변환해 분석하며 이상 패턴은 순위 산정에서 제외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와 스포티파이 등장으로 국내 업체들은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며 "기존 업체들이 변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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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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