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신한지주나 KB금융지주 등 금융지주회사의 1분기 실적 마감이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1분기 금융지주들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보다 12%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동산 거래 급감이 주력산업인 은행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실적 마감을 앞둔 금융권의 분위기는 침울하다.
한국투자증권은 30일 올해 1분기 신한‧KB‧하나‧우리‧BNK‧DGB‧JB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를 3조472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당기순이익 3조9335억원 대비 11.8% 감소한 수치다.
한투증권은 1분기 은행지주의 실적 감소가 코로나19로 급락한 증시에서 주로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당장 이자이익보다는 자본시장 변동성 상승과 각종 금융투자상품 수익률 부진으로 인해 비이자이익 위주로 부진할 것으로 추정한 것. 비이자이익이 2조1370억원에서 1조8060억원으로 15.5% 감소하는 반면 이자이익은 10조1320억원에서 10조2800억원으로 1.5%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백두산 한투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업의 NIM(순이자마진)은 0.03%p 하락할 전망”이라며 “에상보다 적게 하락하는 것은 1월까지만 해도 시장금리가 횡보했고, 예금은행 NIS(예대금리차)가 2.17%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보다 0.01%p 높아 괜찮은 흐름을 보인 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50%p 인하와 이를 전후로 시장금리가 0.20~0.30%p 하락한 것은 2분기 NIM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2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0.05~0.07%p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투증권은 1분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으로 하나금융지주를 지목했다. 하나금융의 실적이 당초 컨센서스에서 외화환산손실 등에 따라 22%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1분기 은행지주의 당기순이익이 12%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주택거래 급감이 주력산업인 은행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의 절반가까이를 보유한 다주택자, 즉, 임대사업자, 대형 자영업자의 현금 흐름 악화가 불가피해 급매가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계 부의 70%를 부동산으로 보유한 상황에서 시장이 침체되면 자발적 구조조정이 불가능해져 한계 채무자의 채무 불이행 증가가 예상된다”며 “시장 침체 시 은행의 신용창출 능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고, 시장 침체로 경매시장의 낙찰가율이 하락하게 되면서 은행의 대출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서 연구원은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고 대출을 늘리는 임시방편책보다 공매제도 도입, 주택 매입후 임대(Sales & leaseback) 확대 등 거래 활성화를 유도해 한계 채무자의 채무 구조조정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이 더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최근 은행들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늘리고 있는 대출의 경우 은행업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정욱 하나금투 연구원은 “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신용대출비중이 15~20%에 불과하고, 담보대출(보증서와 부동산담보)비중이 80~85%에 달해 은행입장에서는 회수율 측면에서 최종손실 발생 가능성이 우려보다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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