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속 썩은 풀' 가미 복합한약, 봄철 알레르기결막염에 효과

[한방의숨결] '속 썩은 풀' 가미 복합한약, 봄철 알레르기결막염에 효과

기사승인 2020-04-08 18:24:46

#영지가미소청룡탕, 알레르기결막염에도 효과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벚꽃이 벌써 지고 있다. 목련도, 살구꽃도 떨어진다. 꽃가루, 꽃비가 흩날리는 시기다.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 소질이 있는 사람들에겐 고통의 계절이 오고 있다는 신호다.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와 기침 발작 때문에 자치 코로나19 감염 의심까지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영장에 간 일도 없는데, 이유 없이 눈이 가렵거나 자주 충혈이 돼서 괴롭다며 안과나 한의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바로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들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알레르기 결막염과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른바 알레르기 행진이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의 가장 바깥쪽인 결막이 꽃가루, 먼지, 음식물 등 외부 물질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여 이상 증상을 나타내는 눈병이다. 가려움과 결막 충혈을 동반하며 눈꼽도 자주 끼게 된다.

심한 경우 각막염, 각막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라면 급성 증상은 적절한 치료로 금새 호전 된다.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선 과민반응을 보이는 알레르겐(항원)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종의 항원 회피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꽃이 피는 시기에 과수원에 갈 때는 물안경을 써서 눈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과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게 되니 알레르기 결막염이 생길 여지가 줄어든다. 눈을 가리는 선글라스 착용도 도움이 된다.

바깥 나들이 전후 손과 눈을 잘 씻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19 예방 생활수칙처럼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도 금물이다.

서양 의학에서는 항히스타민제 점안제와 스테로이드 점안제 등을 사용하여 치료를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의 지속적인 사용은 후유증으로 백내장을 합병할 위험성을 높이고 면역력도 떨어트리기 쉽다.

한약 치료는 이 같은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대표적인 한약 처방은 전통 한방고전 동의보감에도 감기 약 처방으로 기록돼 있는 '소청룡탕(小靑龍湯)' 이다. 마황, 백작약, 오미자, 반하, 세신, 건강, 계지, 감초 등을 혼합해서 만드는 한약이 소청룡탕이다. 

소청룡탕은 일반 코감기 증상에 흔히 사용하는 처방이지만 콧물이나 기침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비염과 천식 질환에도 효과가 좋다. 콧물 재채기 코막힘은 물론 마른 기침과 눈 가려움증 등과 같은 알레르기 천식 침 결막염에 의한 급성 증상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이다. 

봄철 꽃가루와 미세먼지 등 공해물질 접촉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계속 나타날 경우 이 소청룡탕 처방에 영지 버섯과 황금(黃芩)가루 각 1g을 가미해주면 증상 완화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황금은 해마다 7~8월 사이에 꽃이 피는 약용식물이다. 높이 20∼60㎝로, 물 빠짐이 좋은 반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란다. 여러 대가 나와 포기로 자라고 털이 있으며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바소꼴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황금은 원래 '속 썩은 풀'로 불렸는데, 4년 이상 자라면 뿌리의 가운데가 썩기 시작하거나 비어 있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뿌리의 색깔도 황갈색 또는 진한 노란색에서 갈색이나 적갈색으로 변한다. 국내에는 참골무꽃, 골무꽃 등 18종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지버섯은 칼륨, 칼슘, 인 성분이 풍부하며,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성인병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항산화 물질이 많아 항암 효과가 뛰어나고, 신장 보호에 도움이 되는 프로테오글리칸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영지버섯을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지방이 몸에 쌓이지 않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 면역력이 강화돼 기관지 천식 억제에도 효과적이다.

다만,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없이 함부로 복용할 경우 가려움증 복통 설사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양약보다 안전한 한약이라고 안심해선 안 될 일이다. 한약도 체질에 따라, 병증에 따라 분량과 용법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뿐 아니라 되레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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