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각종 악재로 실적 ‘휘청’…2분기 리스크 폭탄 ‘우려’

증권업계 각종 악재로 실적 ‘휘청’…2분기 리스크 폭탄 ‘우려’

기사승인 2020-04-24 04:26: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부동산PF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큰 폭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외 실물경제가 악화되고, ‘효자 노릇’을 해왔던 부동산 대체투자 사업까지 부메랑이 되면서 순이익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2분기에도 안팎의 다양한 악재로 인해 실적 쇼크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수시장의 소비 위축은 일부 회복됐지만 서비스업종과 문화업종은 여전히 부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2분기부터 수출 부문이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실적 1위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추정 순이익은 138억원으로 전년동기(2613억원) 대비 94.71% 줄어들었다. 이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 실적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NH투자증권(-77.91%), 삼성증권(-69.19%), 키움증권(-66.47%), 미래에셋대우(-54.45%), 메리츠증권(-37.65%)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나비효과가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악영향을 미쳐서다. 코로나19 여파가 팬데믹 현상(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되면서 주가지수 급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변동성 높은 구가에서 파생결합증권 운용손실을 야기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타국의 입국제한 조치’ 등은 IB(투자금융) 부문 사업에도 타격을 줬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월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자기매매관련 운용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IPO(기업공개) 등 IB 딜 진행도 중단되면서 관련 이익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사 수익의 ‘효자’ 노릇을 한 부동산투자 사업(대체투자 및 부동산PF)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및 대체투자 자산의 가격이 하락했고, 외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ABCP(자산유동화) 발행과 롤오버(만기이월)가 어려워지면서 매입약정 실행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는 PF 계약을 구성할 때 자금 조달의 용도로 발행한다. PF 대상인 시행사에게 사업 비용을 대출해주고 증권사가 매입확약과 같은 신용보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하지만 만약 시장이 흔들리면서 채권 회수가 어려워져 ABCP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 그 몫은 신용공여를 한 증권사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러한 리스크 부담이 커지면서 현재 부동산PF 시장은 얼어붙은 상태다. 실제 올해 4월 국내 23개 증권사의 신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ABCP, ABSTB)는 제로였다.

해외 쪽의 상황도 우려된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2014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해외부동산시장에 약 20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베스타스자산운용, 한국투자금융,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활발한 해외부동산 투자를 해왔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투자에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이다.

부동산리서치업체 컬리어스 인터내셔널 코리아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리테일 상업시설 뿐만 아니라, 리츠의 하락세도 지속 될 수 있다”며 “호텔자산 투자 및 리츠의 경우도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 이후, 여행객 증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투자심리 회복에 시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IB업계 관계자도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쪽 오피스나 호텔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곳은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2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국내에서는) 진정되면서 위축된 소비경기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고용시장 불안이 심화된 상태고, 서비스업종과 문화업종 등의 부진은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1분기 중 그나마 선방했던 투자 및 순수출부문의 부진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GDP성장률은 1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폭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박양수 국장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수출은 2분기에 코로나19 여파를 본격적으로 받을 것”이라며 “3월고용도 크게 악화됐는데, 계속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내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0%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1월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무려 5.4%p나 하향조정한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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