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피해액이 1조6000억원이 넘는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터진지 약 6개월여가 지난 가운데 아직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키맨)들에 대한 수배가 내려졌지만 신병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라임 사태의 '키맨' 중 신병 확보가 필수적인 인물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다. 이들은 현재 수개월 째 수사망을 피해 도주 중이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배임·횡령 사건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행적이 묘연해졌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에 투자자문사로 출발, 지난 2015년에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이 전 부사장은 홍콩계 증권사에서 유명세를 날리다가 지난 2015년에 라임자산운용에 합류했다. 대체투자부문 총괄을 맡아 라임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임의 주역이었던 셈이다.
그만큼 부실투자와 주가조작 등의 의혹에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라임 사태를 둘러싼 의혹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김 전 회장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명 '라임 살릴 회장님'으로 불렸다. 라임 펀드를 대거 팔았던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투자자에게 김 전 회장을 자금줄로 언급해서다.
그는 라임 사태의 전주(錢主) 의혹을 받으며, 이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 사태를 키운 인물로 꼽히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자금을 활용한 횡령과 각종 로비 사건, 주가 조작을 통한 기업사냥 의혹의 중심에 서있다. 실질적으로 소유한 기업 스타모빌리티에 라임 자금으로 595억원을 투자 받고,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김 회장은 수원여객에서 161억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지난 1월 잠적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무마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청와대 전 행정관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에게 거액의 현금과 향응 등을 제공하고 라임 사태 관련한 로비를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김 전 회장에게 대가를 제공 받고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 전 행정관은 지난 18일 구속됐다. 금융감독원의 라임 검사 관련 내부정보를 수집하고 누설한 혐의다. 검찰은 김 팀장이 청와대 재직 시절 금감원에 수차례 전화해 라임 사태 관련 검사 진행 상황을 물어봤다고 파악하고 있다.
또 김 전 행정관의 동생이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전 이사는 지난해 7월 회사 사외이사로 선임, 최근까지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회사 경영에 관여해 왔다. 그동안 수천만 원의 봉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모빌리티에 따르면 김씨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중도 퇴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라임 관련해 구속돼 수사를 받는 인물들은 다 혐의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 주변인이다. 지난 3일에는 김모 라임 대체투자운용 본부장도 구속됐다. 본부장은 지난 1월 이미 환매가 중단된 라임 펀드에서 195억원 규모의 스타모빌리티 전환사채(CB)를 인수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금을 김 전 회장이 횡령하도록 돕고 대가를 받은 혐의다. 이밖에 내부정보를 활용한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가로챈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검찰은 최근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부사장을 수행했던 운전기사를 구속기소했다. 그는 도피를 돕고, 도주 중이던 이 전 부사장에게 피부병 치료제 등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주변 인물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회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오르고 있다. 다만 신병 확보가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다. 이들의 도주 기간이 길어질수록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자금이 도피자금으로 대거 쓰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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