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주에서 내린 자택격리 명령에 항의하는 시위들이 불거지자,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의 의료진들이 시위에 직접 반발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20일 애리조나 주의 피닉스에서 열린 자택격리 해제 시위에서는 수술복과 마스크를 쓴 의료진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피닉스시의 배너헬스 병원의 코로나19 중환자실 간호사들로, 자택격리를 외치는 시위대들은 이들에게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간호사 로렌 레안더는 ABC에 “우리는 환자와 면역결핍증 환자, 그리고 질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자택 격리 명령을 따르도록 요구하도록 그 곳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주의 의료진들도 ‘자택격리 해제’ 목소리에 우려를 드러냈다. 버지니아 주의 은퇴한 외과의사 에리히 브룬 박사는 지난 주 거리에서 자택대피령에 항의하기 위해 몰려 있는 시위대의 모습을 보고 매우 절망스러웠다고 ABC에 전했다.
이에 그는 22일 하얀 실험복과 보호 마스크를 착용한 채 ‘당신들은 우리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할 권리가 없다. 집으로 돌아가라’라고 쓰여진 간판을 들고 시위 현장으로 나섰다.
브룬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기만 했지만,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너는 가짜 뉴스다’라며 비방했다”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내에서는 코로나19 감염세가 점차 심각해지자, 각 주 정부는 자택대피령(Stay at home)을 내렸다. 그러나 미시간, 미네소타, 캘리포니아 등의 일부 주에서는 주 정부의 자택 대피령에 항의하며 명령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캘리포니아의 자택 명령 반대시위를 주최한 조직은 성명을 통해 “정부가 아픈 사람들에게만 집에 있으라고 명령하는 것이 검역이다. 건강한 시민들까지 집에 머물도록 의무화하고 기업과 교회가 문을 닫도록 하는 것은 폭정”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거들고 나섰다. 그는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택격리령을 유지하고 있는 주지사들을 저격하며 “일부 주지사들이 넋을 잃었다고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시위를 지켜봤더니 모두 6피트 간격을 지키고 있었다”라며 “아주 질서 정연한 무리였다”며 거짓 발언을 하기도 했다.
브룬 박사는 “이것은 외출 자유에 관한 것이 아니다. 다른 시민들을 위한 책임”이라며 “나라를 열기에는 너무 이르다”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westglas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