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산업 '빨간불'...4년만에 수익성 바닥 뚫렸다

은행 산업 '빨간불'...4년만에 수익성 바닥 뚫렸다

기사승인 2020-04-28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국내 4대 은행의 1분기 말 수익성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한·우리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가 수익성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8일 개별 은행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NIM(누적)은 1.38%~1.56%를 기록했다. NIM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산 한 단위당 운용 결과에 따른 이익률을 말한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에서 발생한 수익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를 포함한 수익성 지표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의 1분기 말 NIM은 1.38%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06%p 하락했다. 뒤이어 하나은행이 1.39%로 0.10%p, 신한은행이 1.41%로 0.13%p, 국민은행이 1.56%로 0.11%p 떨어졌다.

은행들의 NIM은 2007년 1분기 말 2.31~3.60%에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급격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2~3%대였던 NIM이 1~2%대까지 하락했다. 이후 2010년 일부 회복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1.39~1.58%까지 떨어진 NIM은 2017년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미·중 무역 분쟁이 발생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침체하면서 지난해 6월부터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50%p를 전격 인하해 추가 하락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결국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NIM은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3월 말 1.47%, 우리은행은 2016년 12월 말 1.40%가 가장 낮은 수치였다. 이는 지난 13년간 신한·우리은행의 NIM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최저치인 2016년 3월 말 1.56%와 ‘타이’를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최저치인 1.38%와 단 0.01%p 차이만 남겨놓고 있다.

은행들은 NIM 하락에 따른 수익 감소를 그동안 대출 총량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대손충당금 축소로 대응해 왔다. 4대 은행의 총여신은 2015년 9월 840조에서 지난해 말 1035조까지 늘어났으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85~1.65%에서 0.37~0.45%까지 개선됐다.

다만 은행들은 대출 총량 확대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대응도 한계에 도달했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 대출 증가에 기여한 가계대출이 정부의 대출 규제에 묶이고, 리스크 관리를 통한 비용 감소는 더는 줄일 수 없는 단계에 왔다”며 “리스크 비용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이제 늘어날 것을 걱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해외 진출과 기업 대출 확대를 통해 떨어진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858억원에 달해 전체 수익의 13.7%를 차지했다.

은행 관계자는 “해외 사업 확대와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떨어지는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대출 이자 수익 만을 가지고 은행이 수익성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왔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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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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