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최근 보건의료인들의 잇따른 성 추문이 발생하고 있지만, 의료인으로서의 자격은 유지한 채 낮은 수준의 징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23일 오전 7시 공중보건의사 A씨를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여자친구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미리 준비한 휴대전화 보조배터리처럼 생긴 카메라로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처음엔 “주식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후에는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방에서 근무 중인 공보의로 최근까지 대구에 파견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치료와 방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명 약사 유튜버인 B씨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글을 올린 네티즌 C씨는 B씨와 지속적인 성관계를 해왔으며, 최근 병원에서 헤르페스 2형 등 성병 양성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C씨는 “성병이 아니라던 그의 말과는 달리 헤르페스 2형은 성관계로 전염되는 성병이며 평생 없앨 수 없는 바이러스로, 몸에 계속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며 “평생 바이러스를 안고 가는 몸이 됐지만 다른 제2의 피해자가 다신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유튜버 B씨는 논란이 커지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유튜브 채널 등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보건의료인들의 잇따른 범죄, 성 추문에 이들이 회원으로 속해 있는 협회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는 줄 수 있는 가장 큰 징계는 보건복지부에 면허 정지·취소 요청하는 것에 불과하다. 협회 내에 징계를 심의할 중앙윤리위원회가 있지만,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기사로만 접했지만, 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을 통해 의사회원임을 파악했다”며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주 열리는 상임이사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 회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윤리위원회에서 내릴 수 있는 징계가 회원 자격 정지 정도로 실질적인 진료를 막을 수 없다”며 “의협과 같은 전문가단체가 면허를 관리할 권한이 있다면, 신속하고 실질적인 징계를 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직접 면허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복지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해당 유튜버 B씨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있는 글만으로 징계를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윤리위원회에 조사 권한도 없고, 제소되지도 않았다. 또 약사 직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면 다르지만, 사적인 행동으로 보는 게 맞다. 약사의 품위를 훼손한 것인지 판단할 과정이 필요한데,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라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