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심근경색 중태'라면 저체온요법 가능성..."한 달 내 깨어나는 경우도"

김정은, '심근경색 중태'라면 저체온요법 가능성..."한 달 내 깨어나는 경우도"

산소치료와 뇌·장기손상 막는 저체온요법...회복 후엔 '줄기세포 치료' 옵션

기사승인 2020-04-28 04: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중태에 빠졌다면 산소치료(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와 저체온요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료계 견해가 27일 나왔다.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분분한 가운데 그가 심장스텐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함께 불거졌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달 15일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었다면 회복 치료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는 질환이다. 심혈관이 갑자기 막히게 되면 심장 근육의 심각한 손상을 초래하고, 손상된 이후에는 재생능력이 떨어져 점차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면서 심부전에 빠지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같은 심근경색에 시행하는 심장스텐트 시술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합금으로 만든 관(스텐트)을 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이다. 심장스텐트 시술은 가슴 통증 발생 후 치료까지 골든타임인 6시간 내에 이뤄져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골든타임을 놓쳤거나 시술 중 문제가 생겼다면 곧바로 혈관 파열 등 합병증에 대한 처치가 이뤄진다. 호흡이 멈춘 뒤 4분이 지나면 뇌사상태에 빠질 수 있다.

김영훈 고려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급성 심근경색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률 약 30%까지 올라간다. 병원에 도착한 이후에 적절한 조치가 된다고 하더라도 사망률이 2~5% 잔존한다"며 "시술 중 문제가 생겼다면 부정맥과 신부전, 응급 파열 등 상황에 따른 합병증 처치와 약물치료, 그리고 에크모를 이용한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중태에 빠진 심근경색증 환자에는 산소를 공급해주는 에크모(ECMO) 치료와 뇌와 장기 손상을 낮추는 저체온요법이 요구된다.

에크모(ECMO)는 환자의 몸 밖에서 산소가 부족해진 정맥혈에 산소를 공급해 깨끗한 피로 바꿔주는 장치다. 주로 심장마비나 심한 폐렴 등으로 심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방식으로 흔히 '중환자치료법'으로 알려져있다. 

저체온요법은 뇌와 장기 손상을 줄이기 위해 시행된다. 심정지 환자의 심부체온을 34도 정도로 낮춰 일시적 동면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다. 체온을 정상보다 낮게 하면 생체의 대사 및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켜 뇌세포와 장기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김정은이 심근경색으로 의식불명 상태라면 아마 저체온요법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식불명 상황에서는 되도록 빠르게 에크모를 달아 호흡기치료를 시작하고, 저체온요법이 시행된다. 체온을 낮추면 뇌와 장기 세포의 기능이 동면상태에 빠지는데, 에너지요구량과 산소요구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뇌와 장기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저체온요법은 빠르게 이뤄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건장한 성인의 경우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뇌손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가도 치료 한 달 만에 의식을 회복하는 기적적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들은  식물인간 상태로 깨어나지 못하거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심장스텐트 치료가 무리없이 이뤄졌거나, 중태에 빠진 후 의식을 회복한다면 줄기세포 치료를 추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환자의 줄기세포를 심장근육에 주입해 괴사된 심장세포를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이 말초혈액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심장근육을 재생시키는 매직셀 치료법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2002년부터 개발해온 치료법으로 심부전 발생률을 10%까지 낮출 수 있다.

일본, 유럽 등에서도 골수, 지방세포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를 심근경색에 적용하는 치료법을 연구 및 활용 중이나 말초혈액 추출법보다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한계가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매직셀 치료법은 불법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기술 가치를 인정하지 않아서다. 올해 초 신의료기술 등재에서 좌초된 이후 혁신의료기술 적용을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만약 한 달 내에 깨어난다면 줄기세포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근경색증 이후 심근이 망가진 환자들은 일생동안 허덕이며 심부전상태로 살아간다. 이때 줄기세포 치료는 심근경색 흉터를 줄이고, 심장기능을 상당부분 회복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논란에 대해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의)건강이상설과 관련해서 확인해줄 내용은 없고 다만 지난 23일 밝혔듯‘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전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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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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