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업계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완성차업체의 판매부진이 1, 2, 3차 협력사까지 확산되면서 부품사들의 어려움도 배가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최근 코로나19 관련 96개 부품업체에 대해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부품 업체는 전체의 50%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30% 이상 감소한 업체는 27.1%, 20~30% 감소한 업체는 22.9%, 10~20% 감소한 업체는 19.8%, 1~10% 감소한 업체는 22.9%다.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물량 확보 등에 힘입어 매출액이 증가한 업체는 7.3%인 7개사로 조사됐다.
3월 기준 공장 가동률은 50% 미만 가동률을 보인 업체가 6.3%, 50~70%에 머문 업체가 29.2%, 70~90%의 업체가 절반인 47.9%, 90%이상 가동률을 보인 업체도 15.6%, 100%가동률을 보인 업체는 1%로 확인됐다.
아울러 기업들 중 93.8%는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기극복을 위한 필요자금 규모로 50억원 미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억원 미만 필요업체는 28.7%, 10억~50억원 미만 필요업체는 27.7%, 50억~100억원 미만 필요업체는 22.3%, 100억~500억원 미만 필요업체는 19.1%, 500억원 이상이 2.1%다.
이에 부품업계는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3∼4개월 동안 감당해 내야 하는 자금 규모는 42조원에 달한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수출 및 공장 운영 등을 위한 단기차입금이 17조원 정도이고, 3∼4개월 동안 필요한 인건비 등 고정비가 25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0조원가량은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지만, 나머지 32조원가량은 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재무상태가 열악한 협력업체들이 대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대출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호소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위해 담보나 신용도를 따지는데, 상황이 어려운 업체의 경우 회사 신용도로는 대출받기 어려워 회사채나 어음 할인이 안 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신용등급이 BB 밑인 기업에는 대출을 안 해주고 있는데, 자동차 업체 60% 이상이 BB 밑이라 신용대출이 어려운 상태"라며 "지금은 위기 상황인 만큼 신용등급이 B라도 대출이나 회사채 매입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건의"라고 설명했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협신회 286곳 중 금융권에서 대출과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채권(P-CBO)이 불가능하다고 통보받은 업체가 대다수"라며 "담보가 없거나 신용도가 낮아서 유동성 확보가 어렵다.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금융지원이 이뤄져 앞으로 어려운 3개월을 잘 버틸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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