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강간미수도 아닌데…” ‘아동성착취물’ 손정우 父 탄원서 제출

“살인, 강간미수도 아닌데…” ‘아동성착취물’ 손정우 父 탄원서 제출

기사승인 2020-05-06 09:26:57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24)씨 아버지가 최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모(54)씨는 지난 4일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에 “범죄인 인도절차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A4 용지 3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를 제출했다. 

손씨는 탄원서를 통해 “국내 그리고 해외에서 고통을 받고 피해를 본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들이 식생활과 언어, 문화가 다른 미국으로 송환된다면 너무나 가혹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세탁과 음란물 소지죄만 적용해도 (징역) 50년, 한국에서의 재판은 별개라고 해도 (징역) 100년 이상”이라며 “자국민 보호 측면에서도 너무 과하다”고 강조했다. 

손씨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글을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렸다. 청원 글에서 손씨는 “용돈을 자기가 벌어보고자 시작한 것이었고 나중에는 가족이 전세 사는 것이 안타까워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고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들은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 범죄 심각성이나 형량등에 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원래 천성이 악한 아이는 아니다”면서 그렇다고 강도, 살인, 강간 미수 등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다. 부디 여죄를 한국에서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손씨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지난 2018년 3월까지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의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를 운영하며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 동영상 22만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415비트코인(약 4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이트의 유료회원만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료회원을 포함하면 전 세계적으로 128만명인 것으로 파악된다. 

손씨는 성착취물을 배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아 지난달 27일 형기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아동 성 착취물 게재 등 9가지 혐의로 기소된 손씨에 대해 미국 법무부가 지난해 4월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구했다. 한국 법무부는 최근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고법 형사20부는 오는 19일 공개 재판을 열어 손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심사한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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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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