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미국 우선공급하려던 사노피, 여론 뭇매에 없던 일로

코로나19 백신 미국 우선공급하려던 사노피, 여론 뭇매에 없던 일로

허드슨 CEO, 유럽국가들이 백신 개발에 미국만큼 나서줘야

기사승인 2020-05-15 10:08:23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Sanofi)가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히자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이 연이어 유감을 표명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폴 허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사노피의 백신 연구를 가장 먼저 후원했으므로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허드슨 CEO는 미국 정부가 위험을 감수하는 일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장 많은 양의 백신을 선주문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노피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협업해 코로나19 백신 공동개발에 착수했다. 이 프로젝트에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현재까지 3000만달러(약 368억원)를 투자했다.

이 같은 발언이 보도되자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비판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재정경제부의 아네스 파니에 뤼나셰 국무장관은 14일 쉬드라디오에 출연해 금전적 이유를 근거로 특정 국가에 백신 제공 우선권을 주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은 세계를 위한 공공재”라며 “백신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마크롱 대통령의 참모들과 사노피 경영진의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제궁 관계자는 다음 주 중으로 대통령 참모들이 사노피 경영진을 만날 것이며, 코로나19 백신은 세계적 차원의 공공재로, 시장 논리에 종속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도 허드슨 CEO의 발언을 겨냥하는 비판 논평을 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EU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은 국제적인 공공의 이익이 돼야 하며 접근 기회는 공평하고 보편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노피 측은 공평한 백신 공급을 약속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노피 프랑스법인장인 올리비에 보질로 사장은 BFM 방송에 출연, 사노피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허드슨 CEO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일으킨 파장에 유감을 표명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백신을 개발하면 모든 나라에 공평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에 우선권을 주겠다는 발언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그는 유럽 국가들이 백신개발 지원에 미국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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