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A씨는 지난 3월 7000만원까지 지원해 주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했다. 하지만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 심사가 지연되면서 5월 18일까지 대출을 받지 못 했다. 운영자금이 급박해진 A씨는 경영안정자금을 포기하고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2차 금융지원 대출을 받을지 고민에 빠졌다.
소상공인 코로나 2차 금융지원 대출의 사전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앞서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을 신청한 소상공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1차 금융지원 초기 프로그램인 경영안정자금의 대출 실행이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은 영향이다.
19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재단에 접수된 보증심사는 19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 중 심사가 완료돼 대출이 실행된 규모는 11조3000억원에 불과하다. 보증심사와 대출 실행간에 8조원 규모의 간극이 존재한다.
재단의 보증심사 정체가 모두 풀리기 위해서는 올해 말까지 가야한다는 것이 재단 측의 설명이다. 재단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는 진행되야 밀린 심사업무가 모두 해결되지 않겠냐”면서도 “언제 모두 해소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보증심사 지연에 따라 경영안정자금의 대출 실행이 지연되면서 지원을 신청한 소상공인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경영안정자금이 지연되자 정부는 지난 3월 25일 신속지원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자금지원 창구를 시중은행과 기업은행, 소진공으로 분리하는 방안이다.
현재 가장 많이 대출 실행이 지연된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신속지원 방안 발표 직전 대출을 신청한 이들이다. 이들은 ‘조만간 보증서가 나올 것이다’라는 믿음에 기존 대출 신청을 취소하지 않고 계속 보증서를 기다렸다. 그 사이 정부의 신속지원 방안에 따라 대출을 신청한 소상공인들은 이미 대출이 실행돼 급한 돈을 메꾸는데 활용했다.
그동안 기다림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낸 소상공인들은 이제 경영안정자금을 포기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상황이다. 다만 18일부터 14개 은행 창구에서 접수를 받기 시작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의 경우 한도가 1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당초 한도가 7000만원에서 3월 25일부터 2000만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새로 출시된 2차 금융지원 대출보다 한도가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리 차이도 크다,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연 1.75% 고정금리에 원금을 2년거치후 3년간 상환하면 된다. 반면 현재 2차 금융지원 대출은 대출기간은 동일하지만 한도는 1000만원에 불과하고, 금리는 기본 연 3∼4% 수준에 달한다.
소상공인 A씨는 “대출이 이렇게 오래걸릴 줄 알았으며, 진작에 기업은행의 초저금리 대출로 다시 신청했을 것”이라며 “보증서가 곧 나올거라는 말에 지금까지 기다린 것이 화근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새로나온 2차 대출로 신청을 전환하기도 어렵다”며 “금리가 높고 한도가 낮아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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