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예방백신 접종으로 암 중에서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암이라 예방 접종을 받는 편이 좋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 질병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자궁경부암 환자 중 20~30대 젊은층 환자는 1만3447명에서 1만7760명으로 47% 증가하며, 같은 기간 전체 환자 중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바깥쪽에서 나타나는 편평상피세포암과 안쪽에서 나타나는 선암 두 가지 형태로 발병하는데 20~30대 젊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선암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 더욱 주의해야 한다. 선암은 상피세포암보다 발견이 더 어렵고, 예후도 나쁜 편이라 생존율도 낮기 때문이다. 환자의 약 80%는 편평상피세포암이고, 10~20%는 선암인 경우가 많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로 현재까지 알려진 HPV는 150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6, 18형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고위험 바이러스다.
여성의 대부분은 한 번쯤 HPV에 감염되지만 보통 2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이 중 10%는 2년 이상 감염이 지속되면서 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높다. 보통 HPV에 감염된 정상 세포가 암으로 진행하기까지는 5~2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HPV 감염 외에도 흡연, 성병, 여러 번의 출산 경험 등도 자궁경부암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자궁경부암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성관계 후 출혈이며, 암이 진행될수록 출혈과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궤양도 심해진다. 또한 월경 이외의 비정상적 출혈, 악취가 나는 분비물, 출혈성 분비물, 배뇨 곤란 등도 나타난다. 그러나 특별한 통증이 없다 보니 이러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통증이 느껴질 땐 이미 말기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암이 되기 전 단계일 경우에는 최소침습수술을 통해 자궁을 들어내지 않고 자궁경부의 중앙 부위만 잘라내는 자궁경부 원추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고, 암의 크기가 2cm 미만일 경우에는 자궁경부와 질의 일부분만 잘라내 다시 연결해주는 광범위 자궁목 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예방 관리다. 무엇보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도 포함되어 있다. 만 12세 여아는 무료 접종이 가능하며, 예방 백신 3회를 모두 접종하면 HPV 16형과 18형에 대해 거의 100%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성 경험을 시작하기 전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지만, 경험 후 26~45세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지용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감염내과장은 “간혹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잘못된 부작용 정보를 맹신해 접종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자궁경부암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청(EMA) 등에서도 안전성을 인정받은 안전한 백신”이라며 “특히 20~30대는 ‘젊어서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자궁경부암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실제로 젊은 환자수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젊을수록 더 나쁜 암이 생기는 만큼 적극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