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위안부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마포구 정의연 사무실과 정의연의 전신인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이어 이틀째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21일 평화의 우리집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주소지로 신고돼 있어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된 상태기도 하다.
평화의 우리집은 당초 검찰 압수수색 집행 대상이 아니었으나 단체 운영과 관련한 자료 일부가 이곳에 보관돼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추가로 대상에 포함됐다.
정의연은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의연은 전날 입장문을 내 “정의연은 지난 20일 오후부터 21일 이른 아침까지 12시간 넘게 진행된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에 성실히 협조하였다”면서 “회계 검증과정 절차를 기다리지 않고 이례적으로 진행된 압수수색에 성실히 협조한 것은 공정한 수사와 신속한 의혹 해소를 기대하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의연은 “이 과정에서 변호인들은 길 할머니께서 생활하시는 평화의 우리집에 있는 자료에 대해 임의제출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며 “이는 할머니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명예를 보호해달라고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럼에도 변호인들과 활동가들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오전 시간에 길 할머니께서 계시는 쉼터에 영장을 집행하러 온 검찰의 행위는 위안부 운동과 피해자들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며 인권침해 행위”라며 “검찰의 이 같은 반인권적 과잉 수사를 규탄하며 이후 수사과정에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수요집회 기부금 사용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하면서 “학생들은 전국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위해 돈을 내지만 할머니들에게 쓰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정의연이 회계 처리를 불투명하게 운영했고 윤 당선인의 딸 유학비, 아파트 구입비 등이 정의연 기부금에서 충당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더해 정의연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경기도 안성에 설립한 ‘평화와 치유의 집’(안성쉼터)이 회계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기록하고 주변 시세보다 약 2배가 높은 7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가 4억 200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기부금 손실 의혹도 일었다.
검찰까지 수사에 나서는 등 사태가 커지자 윤 당선인은 지난 19일 이 할머니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20일 한 매체에 “윤 당선인을 안아주고 용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 할머니는 오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메시지’를 전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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