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어르신들을 위한 일자리 사업이 노년층의 경제적 도움과 건강증진 모두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우리사회는 65세 이상 인구가 7%가 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2018년 노년층 인구 비율은 전체의 14%로 집계됐다. 현 추세대로 간다면 오는 2025년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955~1963년생, 즉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편입되면서 노령인구 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노인부양 부담도 커지고 있다. 60세 이상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는 전체 가구소득에 악영향을 끼치고, 낮은 공적연금 수급률 대비 높은 노인빈곤율 등은 도래할 초고령사회에 대한 회색빛 전망을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은 톡톡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노인 일자리 정책효과 분석연구’를 보면, 노인 일자리사업이 어르신의 건강증진 및 의료비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 참여 노인이 미참여 노인보다 의료기관 방문횟수는 0.5회, 앉아서 보내는 시간은 88분 적게 나타났으며, 총의료비 지출도 54만6000원이나 낮았다. 참여 노인의 건강상태도 자신의 건강상태가 동년배에 비해 건강하다는 긍정평가도 해가 갈수록 높게 집계되고 있다. 다시 말해 노인 일자리사업 참여가 외래이용횟수와 노인 의료비를 줄이고 삶의 질을 증진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내 노인 일자리사업은 대부분 영역에서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7년 915개였던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이 지난해 1291개로 늘었고 일자리도 같은 기간 11만개의 일자리 창출에서 64만개까지 올라갔다. 정부는 올해 74만개의 일자리를 목표로, 맞춤형 일자리 제공 등의 변화도 추진 중이다.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갖는다는 것은 건강증진 말고도 여러 의미를 지닌다. 노인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노인은 삶의 질과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관적 경제 상태, 월평균 소득도 미참여 노인보다 높았다. 참고로 정부가 추진하는 어르신 일자리는 크게 ▲노인들끼리 서로 돌보는 ‘노노케어’ ▲학교 급식 지원 ▲문화재 해설사 등 공익활동형 일자리 ▲전문밴드공연·동화구연·서예 강사 등 재능 나눔 활동 ▲장애인이나 아동, 노인에게 사회서비스를 지원하는 사회서비스형 ▲실버 카페·실버 택배·쿠키제조 판매 등 시장형 일자리 등으로 분류된다.
노인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조광호 어르신은 “아직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열정과 건강, 자신감이 있었는데 여기서 주저앉는다면 보잘것없는 초라한 노년을 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다”며 “노인 일자리는 사회에 기여하면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봉사의 장”이라고 말했다. 조영환 어르신도 만족도를 표했다. 그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은퇴하면 고독고(孤獨苦), 병고(病苦), 빈고(貧苦), 무위고(無爲苦) 등 4고에 시달린다”며 “일자리가 있어야 노인들이 고립되지 않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다.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고 건강하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노인 일자리사업은 어르신들께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활동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느끼시고 사람들과의 유대감도 더해준다”며 “노인빈곤율 감소와 더불어 노인 우울증·자살 예방과 건강증진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사업이 중단됐지만, 하반기에는 어르신을 위한 비대면 일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nswreal@kukinews.com